‘호지킨 림프종’ 극복하고 현역 선수로 복귀
발칸 반도의 축구 강국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미드필더를 지낸 니콜라 포크리바치 선수가 39세의 이른 나이에 교통사고로 숨졌다.
포크리바치는 2007∼2009년 프랑스 클럽 AS 모나코에서 뛰며 한국의 박주영(39·현 울산 HD 코치) 선수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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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를 지낸 니콜라 포크리바치(1985∼2025). 39세의 이른 나이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AFP연합뉴스 |
당시 그는 팀 동료 3명과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이었는데, 이 동료들 역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크리바치 외에 다른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도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포크리바치는 크로아티아가 아직 유고슬라비아의 일부이던 1985년 11월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축구에 발군의 재능을 보여 각급 구단의 유소년부를 거쳤고, 유고 전쟁 종식 이후인 2004년 바르테크스 구단 소속 선수로 크로아티아 1부 리그에 데뷔했다.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바르테크스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뽐낸 포크리바치는 2006년 크로아티아 프로축구의 최고 명문 구단으로 꼽히는 디나모 자그레브로 이적했다.
이후 프랑스 리그1의 AS 모나코와 오스트리아 클럽 RB 잘츠부르크에서도 뛰었다.
특히 AS 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있던 2008∼2009년 시즌에는 한국에서 온 박주영과 호흡을 맞췄다.
그 시절 프랑스 스포츠 매체는 ‘젊은 피’를 수혈한 AS 모나코가 멋진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며 젊은 피의 대표 주자로 당시 23세이던 박주영과 포크리바치를 나란히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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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포크리바치(왼쪽)가 2009년 9월 오스트리아 프로 리그 RB 잘츠부르크 소속 선수로 뛰던 모습. AP연합뉴스 |
그 때문에 메이저 대회에서 활약한 경험은 2008년 스위스·오스트리아가 공동 개최한 ‘유로 2008’ 대회 출전이 유일하다.
유로 2008에서 크로아티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으나 승부차기 끝에 튀르키예에 지며 4강 진입에는 실패했다.
포크리바치의 A매치 출장은 15경기이며 골은 넣지 못했다.
2011년 크로아티아 국내 리그로 복귀한 포크리바치는 호지킨 림프종에 걸려 건강이 악화하며 2015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림프종이란 몸에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림프계에 발생한 악성종양을 뜻하는데 호지킨 림프종은 그 일종이다.
꽤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재활을 거친 포크리바치는 일단 하위 리그 팀 코치로 축구계에 복귀했다.
건강이 회복되면서 2021년부터는 하위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재개했다.
최근까지도 크로아티아 4부 리그 팀에서 현역 선수로 뛰었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크로아티아 축구계는 슬픔에 잠겼다.
크로아티아 축구연맹은 이날 애도 성명에서 “니콜라는 이 세상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축구를 했고, 끔찍한 질병의 극복을 통해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다”며 고인을 “위대한 축구 선수”로 규정했다.
이어 “고인을 잃은 것은 우리나라 축구 공동체의 심각한 손실”이라며 “특히 끔찍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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