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중국 항공사에 인도될 예정이던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가 미국으로 돌아왔다.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을 당긴 무역전쟁에서 보잉이 보복 관세의 희생양이 됐다고 평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에 따르면 중국 샤먼항공에 인도될 예정이던 보잉 맥스 737 항공기가 19일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에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 위치한 보잉사의 완성센터에서 인도 대기 중이던 항공기 중 1대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으로 항공기를 되돌려보내기로 결정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로이터는 이 항공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 공세로 인한 미중 간의 상호 보복 관세 조치로 희생됐다"며 "수십 년간 유지된 관세 면제 지위가 붕괴하면서 신규 항공기 인도에 차질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질세라 중국 역시 지난 12일부터 대미 관세율을 125%까지 끌어올려 양국 간 관세 전쟁은 격화하고 있는 상태다.
로이터는 "분석가들은 관세 혼란으로 인해 많은 항공기 인도가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으며, 일부 항공사는 관세를 물기보다 항공기 인수를 미루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중국시장에서 유럽 에어버스의 지배력에 맞서려던 보잉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보잉은 달러기준 미국에서 가장 큰 수출기업으로 2018년 보잉이 생산한 항공기의 약 25%가 중국으로 수출됐다.
보잉의 올해 누적 인도 실적을 보면 중국 내 9개 항공사에 18대의 항공기가 인도됐다.
중국 3대 항공사인 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각각 45대, 53대, 81대의 보잉 항공기를 인도받을 계획이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 보복 조처의 하나로 자국 항공사에 보잉사 항공기 인도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 수석대변인 린젠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자국 항공사에 보잉사 항공기 인도를 거부하라는 공식 발표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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