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도시열섬 현상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뚜렷하게 드러낸 사례로 지목되면서 추가적인 연구와 장기적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환경운동가 출신의 한승우 전주시의원(삼천1·2·3동, 효자1동)에 따르면 도심 공원인 완산칠봉(해발 184.2m)을 지난해 4월부터 1년여 동안 관찰한 끝에 호랑가시나무 등 난대성 상록활엽수가 매우 폭넓고 안정적으로 생육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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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완산칠봉에 자생 중인 호랑가시나무. 한승우 시의원 제공 |
해당 개체들은 1~2년생 유묘부터 20년 이상 자란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들까지 다양했다.
호랑가시나무는 일반적으로 전남 남해안과 제주도, 일부 섬 지역 등에서 자생한다.
환경부 국립생활자원관이 2009년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호랑가시나무 북방한계선은 전북 군산 어청도와 부안이었다, 내륙의 경우 광주시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내륙 도시인 전주에서 자생이 확인된 것은 이 수종의 분포 범위가 확연히 북상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에서는 호랑가시나무 외에도 구골나무, 꽝꽝나무, 식나무, 광나무 등 다른 난대성 상록활엽수도 함께 자라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단기적 또는 인위적인 식재가 아니라 기후변화와 도시 열섬화에 따른 자연 생육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전주의 연평균 기온은 1920년대 영상 11.93도에서 2010년대 13.77도로 약 1.8도 상승했으며, 겨울철 1월 평균기온도 영하 1.75도에서 영상 0.39도로 올라섰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난대성 수종이 생육할 수 있는 기후 조건이 전주에서도 형성되고 있다는 게 한 의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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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완산칠봉에 자생 중인 식나무. 한승우 시의원 제공 |
다만, 한 의원은 “전주시의 식생 변화가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도시열섬현상에 따른 국지적인 변화의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이번 조사는 호랑가시나무를 비롯한 난대성 상록활엽수의 북방한계선이 전주시까지 북상했음을 최초로 확인한 사례”라며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생태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