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 전쟁이 콜라 시장 판도까지 뒤흔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콜라 농축액의 대부분을 아일랜드에서 제조하는 펩시코가 10%의 관세를 적용받아 코카콜라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라는 특수시설에서 만든 농축액(원액)을 물과 탄산, 감미료 등과 혼합해 제조한다.
하지만 농축액 생산지가 회사마다 달라 이번 관세전쟁에서 희비가 갈리게 됐다.
펩시콜라 제조사인 펩시코는 낮은 법인세율 혜택을 받기 위해 1974년 아일랜드에 콜라 농축액 공장을 처음 지었다.
아일랜드에서 농축액을 생산해 미국 내 병입 공장으로 운송한 뒤 물, 탄산, 감미료 등과 혼합해 콜라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펩시코의 다른 제품인 마운틴듀도 마찬가지다.
50여 년 전 법인세를 덜 내려고 내렸던 결정이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직격탄이 됐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펩시 콜라 농축액의 거의 대부분이 아일랜드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10%의 관세가 매겨졌기 때문이다.
반면 라이벌인 코카콜라는 역시 아일랜드에 일부 농축액 공장이 있으나 미국 내수용 농축액 대부분은 애틀랜타와 푸에르토리코에서 생산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지 않았다.
이에 코카콜라가 관세 문제에서 더 유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를로스 라보이 HSBC 애널리스트는 "아일랜드는 관세가 부과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세금 혜택을 누려왔다"면서 "아무도 이번 관세를 예상하지 못했고 관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역시 불확실하다.
그러나 펩시가 불리한 입장에 처한 것 만큼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펩시코의 경우 코카콜라를 따라잡으려고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관세 리스크에 노출된 상황이다.
펩시콜라는 지난 20년간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잃었고 결국 지난해에는 닥터페퍼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코카콜라는 19.2%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펩시코는 아직까지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WSJ은 "콜라 외에 청바지나 치약 등 다른 제품들도 이번 관세전쟁에서 제품 원산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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