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표단 ‘中 관리’ 접촉 불허
협상 주도 인물도 지명조차 안 해
시진핑, 주도권 뺏길 수 있어 신중
양국 ‘치킨게임’에 세계경제 타격
中서 인도 대기 보잉기 美로 복귀
희토류 통제 車 생산 ‘올스톱’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정책이 미·중 무역갈등을 심화시키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직접 대화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이 양국 간 협상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응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의 조치로 세계경제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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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
폴리티코가 전직 국무부 고위 관리 두 명, 산업계 인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긴장 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 대표단이 중국 관리들과 접촉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주중미국대사는 아직 미국 상원의 인준 절차를 마치지 않아 부임하지 못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을 주도할 인물을 지명하지도 않고 있어 사실상 대화를 이끌 주체가 부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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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
중국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협상에서 우위를 잃을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공개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대일 대화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참모와 고위 참모급에서 다양한 접촉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접촉이 오가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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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샤먼항공에 인도될 예정이던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전날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로 되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이 항공기는 중국 저장성 저우산의 보잉 완성센터에서 제작을 마친 기체였으며, 외관 도색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더 큰 걱정을 낳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중국 정부가 최근 희토류 7종에 대해 수출 통제를 발표한 이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생산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마륨, 가돌리늄, 디스프로슘, 루테튬, 이트륨 등 통제 품목들은 중국이 사실상 정제와 가공을 독점하고 있다.
희토류 자석은 90% 이상이 중국산이다.
독일 금속 무역업체 트라디움사의 트레이더 얀 기즈는 “자석 재고가 2~3개월분에 불과하다”며 “재고가 동나는 시점에 유럽연합(EU)이나 일본으로 자석이 배송되지 않으면 자동차 공급망에 진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의 수출통제로 의료부문에서 필요한 희토류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세계 경제가 구조적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이날 FT와 공동 발표한 ‘세계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 지수)를 통해 4월 세계 지수가 5.950으로 2월(7.710)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타이거 지수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경제·금융 지표와 신뢰 지수 등으로 종합 측정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계적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세계 무역의 붕괴와 정책 불확실성 증가는 분명히 성장을 억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IMF·세계은행(WB) 춘계총회(21~26일) 기간인 22일 세계 경제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 17일 “우리의 새 성장 전망에는 눈에 띄는 하향 조정이 포함되겠지만 침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베이징·워싱턴=이우중·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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