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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한 상가 건물 앞에서 불이 나는 것을 보고, 식당에 비치된 소화기로 불을 끈 행인이 식당 주인으로부터 소화기 값을 물어내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다시는 나서지 말아야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백경(필명) 씨는 자신의 엑스에 최근 소방서에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앞선 21일 소개했다.
소방서에 전화를 한 사람은 상가 앞에서 난 불을 끈 행인 A 씨였다.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거기에 누군가가 담배꽁초를 던져 불이 나기 시작했다.
이를 발견한 A 씨가 기지를 발휘해 건물 1층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로 불을 꺼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잡혔다.
A 씨의 신속한 대처가 아니었다면 큰 화재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
그런 그에게 돌아온 것은 다름 아닌 ‘소화기 값을 물어내라’는 요구였다.
백 씨는 “식당 주인이 A 씨에게 소화기를 물어내라고 했다며 ‘진짜 물어내 줘야 하는 거냐’ ‘소화기는 어디서 사야 하는 거냐’고 묻더라”며 “저도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고 하면서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긴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백 씨는 “바람이 불어서 불이 상가 건물로 옮겨 붙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식당 사장님은 쓸모를 다 한 소화기가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다”며 “선의를 베푼 이에게 돌아간 건 감사 인사가 아닌 영수증이었다”고 씁쓸해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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