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취임일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실적이 역대 대통령 취임일부터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1928년 이래 최악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1월 20일) 이후 S&P 500 지수는 14.0% 급락했다.

WSJ은 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932년 이후 최악의 4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달 들어 다우지수는 21일까지 9.1% 하락했다.
지난 18일 성(聖)금요일(부활절 전 금요일) 휴장 후 4일 만에 개장한 뉴욕증시는 연준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되는 압박을 우려하는 시각을 반영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8% 하락했다.
또 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2.36%, 2.55% 떨어졌다.
주가가 하락할 때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미국 중장기 국채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이달에는 주가 하락과 함께 미국 국채 가격과 달러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현상이 불거지고 있다.
WSJ은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을 보도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27분 기준 98.29로 전 거래일 대비 1.1% 하락했다.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인덱스는 이날 97.9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4.413%로 전장 대비 8.2bp(1bp=0.01%포인트) 올랐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수 주일 전 미국 주식 비중을 낮춘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스콧 래드너는 "정책 구조 때문에 불안정하고 알 수 없는 (미국) 경제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개인투자자협회의 주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시각이 8주 연속 50%를 넘어섰는데 이는 1987년 이후 최장기간이라고 보도했다.
BMO 프라이빗 웰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 캐럴 슐레이프는 광범위한 하락세에 대해 "우려스럽다"면서 "사람들이 알고 싶은 더 큰 이슈는 '미국 예외주의 트레이드'가 단기에 끝날 것인가 아니면 중장기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리스크에 미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며 주식·달러·국채가 트리플 하락했다.
금 가격은 3400달러를 돌파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달러화와 소비 시장, 안보에 무임 승차해왔다며 이를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다.
미국 제조업 쇠퇴, 국가 부채, 실업 등의 문제를 '불공정한' 무역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2일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오히려 미국 자산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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