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선고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 후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은 쉽게 생기는데 그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전 대행은 지난 11일 자신의 블로그 '착한 사람들을 위한 법 이야기'에 박혁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의 책 '헌법의 순간'을 소개하면서 인상 깊은 구절을 발췌했다.
그는 "유진오 전문위원이 대통령제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독재의 위험성이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은 쉽게 생기는데 그 갈등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점"이라고 썼다.

이 책은 1948년 6월부터 7월까지 제헌국회 회의록에 담긴 헌법 제작 과정을 다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에서 운영하는 '평산책방' 1월 추천 도서로 꼽히기도 했다.
문 전 대행은 지난 18일 6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그는 퇴임사를 통해 "흔히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선 대통령과 국회 사이 갈등이 고조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해결이 무산됨으로써 교착상태가 생길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설계에 따르면 헌재가 권한쟁의 같은 절차에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하고, 헌법기관이 이를 존중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며 "견제와 균형에 바탕한 헌법의 길은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으로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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