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선두권 반등한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 “안일함 버리고 운용 계획 수정 개인기에 조직력 더해 변수 줄여 선수들, 추격 당해도 자신감 넘쳐 순위 연연 않고 잔여 경기 잘 준비”
2024∼2025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울산 현대모비스는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던 숀 롱(31)이 팀에 합류했고, 3년째 뛰고 있는 게이지 프림(25)은 다른 팀 주전 외인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에 ‘백전노장’ 함지훈(40)이 버티는 데다가 이우석(25), 서명진(25), 박무빈(23) 등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한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농구계에서는 ‘슈퍼팀’ 부산 KCC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원주 DB를 우승후보로 언급하면서도 현대모비스를 올 시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것으로 지목했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 역시 “기대가 되는 시즌”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2024∼2025시즌 3라운드가 시작된 19일 KCC와 DB가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는 반면 현대모비스는 예상대로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순위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이 14일 서울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경기에서 코트 위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KBL 제공 | 조 감독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넘치는 게 긍정적”이라며 “이기다가 추격을 당하더라도 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웃었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지난 12일 원주 DB와 49초를 남기고 84-84 동점을 내줬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87-84 승리를 거뒀다. 14일 열린 서울 SK와 경기에서도 12번의 동점과 20차례의 역전이 오갈 정도로 치열했던 경기 끝에 90-89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조 감독은 “이길 때 느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클러치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며 “여름 비시즌 동안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특히 어린 선수들이 멘털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 감독은 “(서)명진이나 (박)무빈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한)호빈이도 제 역할을 다 해줘서 고마운 마음”이라며 “특히 (이)우석이가 팀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됐다”고 칭찬했다. 이어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우리 팀은 다른 구단보다 변수가 적은 게 강점”이라며 “개인 능력보다 각자 가진 역할이 더해져 만들어진 조직력이 있어 최선을 다하면 약하지 않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조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두고도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롱은 20분36초를 뛰며 평균 14.8득점 7.0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프림은 19분51초 동안 16.6득점 7.4리바운드 기록을 남겨 어떤 선수를 더 써야 할지 고민이다. 예민한 프림은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면 코트 위에서 감정을 드러낸다. 실제 프림은 지난 8일 안양 정관장과 경기에서 3분38초만 뛴 뒤 조 감독에게 이를 항의했다. 조 감독은 “프림에게 ‘득점왕, 우승, 어떤 걸 원하는지’를 물었더니 프림은 ‘우승’이라고 답했다”며 “그러면 ‘코트 안에서 서로 존중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갖고 희생하자’는 말을 해줬다”고 소개했다. 이후 치른 두 경기에서 프림은 평균 24.5점으로 맹활약했다. 지금이야 현대모비스가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개막전에서는 말 그대로 박살이 났다. 10월20일 홈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 첫 경기에서 100실점을 하며 18점 차로 완패했다. 조 감독은 “컵 대회에서 상대했던 소노를 만나 안일하게 준비했던 내 탓”이라며 “이 경기 이후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소노에게 아주 세게 맞고 나서 이번 시즌 선수 운영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며 “휴식을 보장해주기로 했던 (함)지훈이는 괜찮다고 하지만 출전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감독은 “이제 막 3라운드가 시작됐기 때문에 지금 당장 순위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지금까지 잘한 것 보다 남은 시즌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잘 준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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