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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지난해 9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선수보기 부끄럽다.
’
최근 대한배드민턴협회를 두고 혀를 차며 나오는 말이다.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은 국제대회에서 투혼을 펼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선수를 도와야할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감독 포함 코칭스태프 구성은 물론 회장 선거도 제대로 치르지 못할 만큼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1일 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제32대 배드민턴협회장 선거가 오는 23일 대전 선샤인 호텔에서 열린다.
이미 한 차례 연기된 회장 선거지만, 이날에도 제대로 치뤄질지 의문이다.
애초 회장 선거는 지난 16일 실시될 예정이었나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행정이 발목을 잡았다.
선관위원 7명 중 3명이 정당 당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협회 규정에 어긋난다.
선관위는 앞서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김택규 현 배드민턴협회장을 두고 자격 미달에 따라 후보자 자격을 박탈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법원에 후보자 등록 무효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에 법원은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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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동문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가 20일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회장 선거는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 전경훈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김동문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에 새로 합류한 김 회장까지 4파전이 됐다.
다만 김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이 부족했다고 주장했고, 선관위는 선거일을 23일로 연기했다.
문제는 여기서도 발생했다.
선관위가 선거일을 확정한 것은 지난 17일이지만, 19일에서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선거인단에는 하루 뒤인 20일에 통보했다.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선거가 또다시 파행되면 안 되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해 공지가 늦어졌다”고 인정하면서도 “법적인 자문도 구하고, 대한체육회에도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김동문 교수는 협회의 선거 관리가 ‘깜깜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선거일 공지를 의도적으로 늦췄고, 이로 인해 선거인단 구성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기존 선거인단 180명에서 5명 정도 줄어든다.
협회 대의원들은 지난 20일 총회에서 문제가 발생한 선관위를 해체하겠다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 경우 선관위부터 다시 구성해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배드민턴협회는 “규정에 따르면 대의원총회에서 선거운영위 해촉을 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선거는 23일에 해야한다”고 밝히며 갈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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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에 이어 슈퍼 750 인도 오픈까지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안세영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협회장 선거가 이처럼 파행을 겪으면서 국가대표팀 감독 및 코칭스태프가 공석인 채 국제대회를 치러야 하는 허술한 행정력이 드러났다.
배드민턴협회는 지난해 12월31일자로 김학균 전 감독 등 4명의 코치와 결별을 선택했다.
여자단식 성지현 코치를 재외하고 재임용 불가 통보를 내린 것. 그러나 회장 선거가 연기되면서 집행부 부재로 지도자 공개모집 공고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안세영은 최근 국제대회를 휩쓸며 국위선양하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과 월드투어 슈퍼 750 인도 오픈 여자 단식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대회 이후 협회의 부당한 관행을 폭로한 뒤 마음 고생을 했지만, 올 시즌 초반 기세를 올리며 이를 훌훌 털어낸 모습이다.
안세영은 “힘들 때나 좋을 때나 곁에서 응원해 주신 분들 감사드린다”며 “덕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배드민턴 관계자는 “안세영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해외 대회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도 “선수들을 지원하고 격려해야 할 협회가 이처럼 무능력한 모습으로 혼란을 겪고 있어 배드민턴계 어른으로서 너무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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