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불완전하기에 나아간다.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의 ‘안타기계’ 스즈키 이치로(51)가 22일 명예의 전당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입성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회원 394명이 투표했고 그중 393표를 획득하며 득표율 99.75%가 나왔다.
결과 공개에 앞서, 이치로의 만장일치 헌액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고, 현실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단 1표 차이로 100%가 아닌 99.75%를 기록했다.
ML 역사상 만장일치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레전드는 2019년 마리아노 리베라뿐이다.
데릭 데릭 지터도 만장일치를 노렸지만, 2020년 득표율 99.75%로 입성했다.
이치로와 마찬가지로 딱 1표 모자랐다.

이치로는 2001년 27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첫해부터 압도적 기량을 뽐내며 타율 0.350에 242안타 8홈런 69타점 127득점 56도루 OPS 0.838을 기록했다.
최다안타와 최다도루, 타격왕,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 타이틀까지 석권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시즌 연속 200안타기록과 함께 골드글러브(10회)도 차지했다.
이치로는 빅리그에서 리베라처럼 19시즌 동안 활약했는데, 총 265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에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OPS 0.757의 경이로운 성적을 남기고 은퇴했다.
기록만 놓고보면 리베라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이치로 입장에서, 만장일치 불발에 불만을 가질 만하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치로는 명전 입성이 확정된 후, 가진 인터뷰에서 “굉장히 다행”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돌아보면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좋은 일뿐만 아니라 힘든 일도 많이 있었다.
결국 한 발씩 전진해 이런 날을 맞게 된 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분”이라고 오히려 기뻐했다.
이어 만장일치나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에 야구 철학자다운 답변을 했다.

이치로는 “1표가 부족하다는게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나름의 완벽을 추구하며 나아가는데 인생이다.
별개로 불완전도 좋은거 같다.
불완전하기에 살아가는데 나아가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야구든 인생이든 불완전하기에 전진한다는 의미다.
일본 누리꾼들도 만장일치 불발에 흥분하기보다는, 이치로가 언급한 ‘불완전’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미국 현지 야구 전문기자 일부는 자신의 SNS에 이번 결과에 대해 직격했다.
뉴욕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이치로가 1표 차이로 만장일치를 놓쳤다.
이 멍청한 사람아, 제발 앞으로 나와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수잔 슬루서는 “만장일치에 1표가 모자라서 화가 난다”라고 분노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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