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올해에도 화두는 ‘잔디’다.
K리그 경기장 잔디 상태는 매해 큰 이슈가 된다.
여름을 지나면 꼭 잔디가 망가져 정상적으로 경기를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상황이 심각해 공론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도적 변화도 찾아온다.
올해부터 잔디 상태가 좋지 못해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홈과 원정 경기장을 바꾸거나 홈팀에 제3구장을 찾으라고 지시할 수 있다.
심지어 자체적으로 축구경기장 잔디 관리 전문가를 채용하고 있다.
잔디 문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 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은 특히 잔디 걱정이 크다.
워낙 좋은 잔디에 익숙해 K리그의 거친 컨디션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축구대표팀 레벨의 뛰어난 선수들도 잔디에 관해 입을 모은다.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등 유럽 선진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국내에서 A매치를 할 때마다 아쉬움을 토로한다.
올해 K리그에 들어온 해외파 출신 선수들 생각도 다르지 않다.
전북 현대에서 프로 데뷔했다 지난 2년간 일본 J리그에서 뛰었던 골키퍼 송범근은 “잔디 차이가 정말 컸다.
개인적으로는 K리그 선수들도 더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잔디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라면서 “일본은 잔디 회복이 정말 빠르다.
그만큼 철저하게 관리한다”라고 말했다.
K리그에서 오랜 기간 뛰다 일본을 경험했기 때문에 차이를 더 극명하게 느끼는 모습이었다.
K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들도 잔디 걱정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울산HD 산하 유스 현대고 출신으로 2019년 독일 분데스리가의 베르더 브레멘으로 떠났던 박규현은 5년간 독일 잔디를 밟았던 선수다.
박규현은 대전하나시티즌 유니폼을 입고 올해 K리그에 데뷔한다.
박규현은 “독일에서는 3부 리그 팀도 잔디 상태를 늘 최상으로 유지한다.
경기장 상태나 재정에 따라 승격해도 탈락하는 경우도 있어 환경을 늘 기준치에 맞춰야 한다”라면서 “사실 K리그에 오게 되면서 잔디 걱정을 했다.
잔디가 진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핑계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한국 잔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실제로 우려도 된다”라고 말했다.
악명 높은 K리그의 잔디 상태가 해외에서 뛰는 선수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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