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제도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FC서울의 기성용이 지난달 30일 EA스포츠FC온라인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해 한국 축구에 관한 심도 깊은 생각을 밝혔다.
이 중에는 20대 초반 선수들의 태도에 관한 내용도 있었다.
기성용은 “만족하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한국 선수들은 22세, 23세가 어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어린 나이가 아니다.
외국에서는 17세, 18세에 데뷔해 세계적인 선수가 된다.
부정적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나이에 관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기회가 올 거야, 괜찮아. 안주하는 느낌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축구계에서는 기성용의 소신 발언에 깊은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분위기의 영향으로 U-22 의무 출전 제도의 그림자를 꼽기도 한다.
한 축구인은 “제도에 좋은 점도 있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라면서 “팀에 30명이 넘는 선수가 있다.
그중 한 자리는 U-22 선수에게 돌아간다.
모두가 치열하게 경쟁하는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자리를 어느 정도 보장받게 된다.
선수마다 다르겠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선수도 있는 게 사실이다.
오히려 성장에 방해가 될 여지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자도 “U-22 제도의 수혜를 입다 나이가 초과하면 사라지는 선수가 한 두 명이 아니다.
이 지점은 분명 K리그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대박 케이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가 더 많다.
제도를 위해 쏟는 에너지나 예산 등을 고려할 때 효율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U-22 의무 출전 제도가 주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사실상 육성을 강제하기 때문에 이 제도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 프로에 정착하는 유망주가 존재한다.
하지만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대부분의 현장 지도자는 나이와 관계없이 실력과 재능이 있다면 강제하지 않아도 어린 선수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기성용, 이청용 등의 사례만 봐도 제도가 없던 시절 실력을 인정받아 기회를 얻었다.
기성용도 “나를 생각하면 어릴 때 조급했다.
프로에서 경기를 뛴 것만으로 만족하는 게 아니라 대표팀 기회가 오지 않는 것에 10대부터 생각했다.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라고 돌아봤다.
진짜 실력 있는 선수는 스스로 정글을 헤쳐나와 꽃을 피운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육성이라는 가치는 분명 필요하고 있어야 하지만, 이를 강제할 때 따르는 역효과들이 너무 많은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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