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2021년 대회 개최 못해
한국선수 148명… 종합 2위 사수 목표
北 3명 출전… 캄보디아·사우디 첫 참가
‘최강’ 쇼트트랙, 6개 무더기 金 도전장
男 스노보드·아이스하키도 우승 별러
중국 텃세·편파판정 변수 극복 과제
8년 만에 돌아온 아시아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에서 팀 코리아의 금빛 질주가 시작된다.
제9회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이 7일 개회식과 함께 막을 올린다.
동계 아시안게임은 2017 삿포로 대회 이후 2021년 열릴 예정이었지만 개최지 선정 어려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무산됐다.
하얼빈은 2023년 7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고 1년7개월 준비 끝에 대회를 열게 됐다.
하얼빈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건 1996년 제3회 대회 이후 두 번째다.
중국은 2007년 창춘 대회에 이어 세 번째 동계 아시안게임 개최국이 됐다.
![]() |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
개회식은 7일 오후 9시 하얼빈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다.
‘얼음도시’ 하얼빈 매력을 발산할 수 있도록 꾸며질 개회식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활약했던 샤샤오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겨울의 꿈, 아시아의 사랑’이라는 표어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 마스코트는 호랑이 보호 목적으로 조성된 동북호림원의 시베리아 호랑이 빈빈(수컷)과 니니(암컷)이다.
동계 스포츠 불모지인 캄보디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겨울 아시안게임에 최초로 뛰어들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34개국 선수 약 1300명이 참가한다.
한국 대표팀은 모두 222명(선수 148명·경기 임원 52명·본부 임원 22명) 선수단을 파견했으며 아이스하키 이총민(블루밍턴 바이슨스)과 컬링 김은지(경기도청)가 기수로 나선다.
아시아 각국 선수는 6개 종목, 11개 세부 종목에서 모두 64개 금메달을 놓고 14일까지 숨 막히는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삿포로 대회 때 열린 스키점프가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빠졌다.
대신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치러지는 산악스키가 추가됐다.
![]() |
우리 대표팀은 두 자릿수 금메달 획득으로 종합 2위 자리를 지켜내는 게 목표다.
일단 9개 금메달이 걸린 쇼트트랙에서 6개 금메달이 기대된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4개를 가져왔을 만큼 ‘쇼트트랙 강국’이다.
남자 선수로는 2023∼2024시즌 세계랭킹 1위 박지원을 비롯해 김태성, 이정수(이상 서울시청), 장성우(화성시청), 김건우(스포츠토토),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나선다.
박지원은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임효준)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린샤오쥔이 국제 종합대회에 나서는 건 2020년 귀화 이후 처음이다.
린샤오쥔은 2019년 황대헌과 장난치다 2년 선수자격이 정지됐고, 기소까지 되자 중국으로 국적을 바꿨다.
린샤오쥔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여자부엔 ‘에이스’ 최민정과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 김길리, 김건희(이상 성남시청), 심석희(서울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이소연(스포츠토토)이 무더기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2개 금메달이 기대된다.
한국 여자 빙속 단거리 간판 김민선(의정부시청)과 남자 단거리 에이스 김준호(강원도청)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피겨스케이팅에서도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남녀 싱글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일본 가기야마 유마와 사카모토 가오리가 강력한 경쟁자다.
![]() |
스노보드 이채운 |
2006년생인 이채운은 2023년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역대 최연소(16세 10개월) 우승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다.
![]() |
아이스하키 김시환 |
미리 시작된 조별 예선에서도 중국과 대만을 연파하며 순항하고 있다.
이밖에 8년 전 넘어져 메달을 놓친 알파인스키 김소희(서울시청)가 금메달에 도전하며 공중에서 곡예를 펼치는 프리스타일 스키 이승훈(한국체대)도 우승을 꿈꾼다.
김은지, 김민지, 김수지, 설예은, 설예지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도 금메달을 기대해볼 만하다.
◆삿포로 대회 기세 이어갈까
한국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왔다.
특히 삿포로 대회에서는 금메달 16개와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종합순위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런 기세를 이어 나가겠다는 각오이지만 중국 특유의 텃세와 편파판정에 발목잡힐 수도 있다.
중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1000m 준결승과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온 선수들을 줄줄이 실격시키며 중국 런쯔웨이를 시상대 정상에 세웠다.
이런 식의 편파판정 이슈는 대회 내내 이어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선 공정한 경기 운영이 따라와야 한다고 해외 언론들이 보도할 정도다.
북한은 선수 3명을 파견한다.
북한이 겨울 국제 종합대회에 모습을 나타낸 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후 7년 만이다.
북한은 2007년 장춘 대회,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때는 각각 66명, 32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대회에 출전했다.
삿포로 대회에서 7명으로 팀을 짰던 북한은 경기 역량이 떨어지는 탓에 메달 획득이 유력한 종목에만 선수를 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
피겨 종목에서 페어 렴대옥-한금철 조와 남자 싱글 로영명이 나선다.
렴대옥은 삿포로 대회에서 김주식과 조를 이뤄 동메달을 딴 북한 피겨의 간판선수다.
![]() |
하얼빈 대회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국의 경기력을 점검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 선수단에게는 차기 올림픽 출전권 획득과 함께 메달 전망을 가늠해 볼 기회다.
다음 대회는 더운 나라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29년 열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648조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네옴시티에 들어설 겨울 스포츠 레저단지 ‘트로제나’에서 동계 아시안게임을 치를 계획이다.
트로제나는 해발 1500∼2600m 지역으로 기온이 낮아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지역에 세워진다.
정필재·남정훈 기자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