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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수성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겨졌던 정관장과의 4~5라운드 연전을 모두 승리한 뒤 도로공사전도 셧아웃 승리로 잡아낸 흥국생명의 사령탑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7일 펼쳐지는 2위 현대건설과 3위 정관장의 맞대결에 향한 바람을 드러냈다.
3위 정관장이 승리해 현대건설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길 바라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6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도로공사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터 이고은의 물오른 경기운영과 고른 공격배분 속에 주전 모두가 최적의 경기력을 펼쳐보이며 3-0(25-19 25-17 25-18)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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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심할 수 있는 격차는 아니지만, 챔프전 직행 티켓의 끄트머리 정도가 보이는 흥국생명이다.
이날 흥국생명은 팀 리시브 효율에서 23.53%-41.18%로 도로공사에 크게 밀렸다.
상대로부터 가장 많은 목적타 세례를 받은 정윤주의 리시브 효율이 0%(3/24, 3개 범실)에 그친 게 컸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이고은이 리시브가 제대로 올라온 공을 거의 백발백중으로 세트 플레이로 연결했고, 리시브가 잘 되지 않은 공은 물론 수비로 걷어올린 공도 피치-김수지의 미들 블로커의 속공과 외발 이동공격으로 엮어내는 등 탄탄한 경기운영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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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이코는 V리그 데뷔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11일 도로공사전에서도 27점, 44.44%로 이날 경기 전까지 유일하게 20점 이상, 40% 이상의 공격 성공률로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야말로 ‘도로공사 킬러’ 면모를 뽐낸 마테이코다.
여기에 김연경(13점, 42.31%), 피치(12점, 71.43%), 정윤주(10점, 47.06%), 김수지(8점, 85.71%)까지 주전 다섯명이 모두 공격에서 고른 활약을 보였다.
최근 흥국생명의 경기는 김연경, 정윤주의 왼쪽과 피치의 외발 이동 공격에서만 효과적이었지만, 그간 공격에서 그리 큰 존재감이 없었던 마테이코와 김수지마저 공격에서 큰 활약을 보이며 세 세트 모두 별다른 위기 상황없이 완승을 거뒀다.
도로공사의 팀 블로킹이 단 1개도 없을 만큼, 흥국생명의 공격은 물흐르듯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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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공격보다는 수비나 다른 부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팀이라 지난 경기엔 블로킹에 신경썼다면 오늘은 수비에 신경을 더 썼다.
이런 점에 착안해 선수들과 전술 훈련을 소화했는데, 선수들이 3~4일 안에 이를 적응하고 해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테이코의 활약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오늘 경기가 마테이코과 흥국생명에 와서 베스트 경기라고 할 수 있다”라고 흡족해했다.
3세트 경기만 하고도 주전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하기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이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특별히 제 지시나 세터의 판단이었다고 하기보다는 팀 전체가 꿈꿔왔던 구상이다.
시즌 초반부터 이런 분배를 가져가는 배구를 연습해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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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선수 기용폭을 늘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본단자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기고 있을 때 팀을 바꾸면 안 된다.
선수들이 코트에 서고 싶으면 훈련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자선단체가 아니다.
선수들이 배구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보여줘야 한다.
내가 아닌 선수들에게 달려있는 문제다”라고 답했다.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는 2위 현대건설과 3위 정관장이 만난다.
아본단자 감독은 어느 팀을 응원할까? 아본단자는 “한국에 감독으로 온 이후 모든 V리그 경기를 다 챙겨보고 있다.
내일 경기도 당연히, 무조건 볼 것이다”라면서 “정관장이 홈에서 연패를 끊고 승리하길 바란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국에서는 이런 상황을 이이제이라는 사자성어로 설명하곤 한다.
2,3위 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해져 선두 자리가 더 공고해지길 바라는 건가’라고 묻자 아본단자 감독은 “그렇다.
그들끼리 치열하게 경쟁하길 바란다.
이제 정규리그 끝이 보인다.
끝이 보일수록 승점이 귀해진다”라고 답했다.
김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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