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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내야에 좌익수까지… ‘트랜스포머’ KT 황재균의 자신감 “못할 것 없죠”

사진=KT 위즈 제공

강한 햇빛에 까맣게 그을린 얼굴이 훈련의 강도를 짐작케 했다.
큰 도전을 앞뒀기에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프로야구 KT의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 2025시즌 ‘변신’에 나섰다.

골든글러브 3루수 출신인 그는 올 시즌부터 내·외야 유틸리티로 활약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3루수인 허경민이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이적하면서 팀 동료가 됐다.
이에 수비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했던 황재균은 호주 질롱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무려 글러브 4개를 들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올해로 프로 데뷔 20년 차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은 덕분일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인 자세다.
황재균은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질롱에 챙겨온 내야 글러브만 3개, 여기에 외야용 하나를 더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글러브다.
그의 아버지인 이종범 1루 주루·외야 코치가 임시로 빌려준 것이다.
황재균은 “호주 캠프 동안 일단 이 글러브로 한번 해보라고 건네주셨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KT 위즈 제공

익숙지 않은 자리지만, 연착륙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외야의 경우 좌익수 포지션을 염두하고 수비 훈련을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그동안 내야에 많이 익숙해진 상황”이라고 말한 그는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듯싶다”고 내다봤다.
이어 “경기 출전만 가능하다면 (외야 수비를) 못할 건 없다.
어떤 방법이든 좋다.
매일 경기에 나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허경민의 합류로 많은 것이 변했다.
하지만, 흔들린 건 잠시였다.
황재균은 “마음을 다잡는다는 과정도 사실 없었다.
(허)경민이의 이적 소식을 듣고, 처음에만 기분이 이상했다.
하루가 지난 뒤에는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만 들더라. 실망하고 자포자기하는 순간 나만 손해다.
이미 달라질 준비를 마쳤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보다 유연한 자세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모든 포지션에 다 들어갈 수 있을 정도”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선수 본인도 “어느 포지션이든 괜찮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걸 수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화답한다.

사진=KT 위즈 제공

개막에 맞춰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직전 시즌 137경기에 출전, 타율 0.260(493타수 128안타) 13홈런 58타점을 기록했고, OPS(출루율+장타율)가 0.692에 그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캠프에서 바짝 날이 선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그는 “코치님들께서 ‘스윙이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나 역시 느낌이 좋다”고 웃었다.
황재균의 방망이가 살아난다면 다양한 수비 포지션만큼이나 든든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소속팀 KT의 당면과제는 내야 세대교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황재균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온다고 해서 무섭거나 초조하진 않다.
나보다 잘하면 당연히 그들이 주전이다.
다만, 나를 못 뛰어넘는다면 내가 주전이다.
여기서 질 생각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자신 있다.
프로 선수로서 경쟁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유틸리티 자원으로도 쓰임새가 깊다.
그는 “내 장점은 단연 체력이다.
동료들이 여름 들어 지칠 때쯤 내가 분명히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법사 군단의 올 시즌 키플레이어다.
선수 본인 역시 동의하는 대목이다.
황재균은 “어느 정도는 내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자리에서, 어느 시점에 투입될 수 있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팀에 플러스가 되고 싶다.
거기서 책임감을 느끼고 또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만족스러운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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