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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지난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5라운드 홈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이 끝나고 은퇴한다.
팀 성적과 관계 없이 은퇴할 것”이라며 “은퇴 결심은 꽤 오래전에 했고, 이를 알릴 시점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진행된 리베로 레전드 김해란 은퇴식에서 김연경은 “나도 곧 해란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은퇴가 멀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기에 곧 은퇴가 다가온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지만, 김연경의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V리그를 흔든 깜짝 은퇴 선언을 한 뒤에 김연경은 구단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에서 “은퇴 결심을 알려야 한다고 계속 생각했다.
언제가 좋을까 계속 고민했다”며 “마침 경기 뒤 인터뷰에서 질문이 나와서, 자연스럽게 내 뜻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이 놀라셨을 텐데 꽤 오래전에 은퇴를 결심했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렸다.
내 주위에도 ‘진짜 은퇴할까’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긴 했다”며 “많은 경기가 남지 않았지만, 많이 분이 배구장에 오셔서 내 마지막 경기들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웃으면서 응원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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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8경기와 더불어 챔프전 직행이 유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챔프전 최대 5경기까지 합쳐 13경기를 더 불세출의 슈퍼스타이자 한국 배구가 낳은 최고의 재능이 코트 위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연경이 없는 2025~2026시즌 개막은 아직 한참 남았지만, ‘포스트 김연경 시대’의 여자 프로배구는 어떤 모습일까.
불과 10년 전만 해도 프로배구 여자부는 남자부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2017~2018시즌부터 남자부와 여자부 경기가 분리되어 실시되기 전만 해도 여자부 평일 경기는 퇴근 시간 전인 5시에 열리기도 했다.
남녀가 함께 쓰는 체육관에서 2경기가 펼쳐지면 메인 매치는 남자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남자부의 국제 경쟁력이 점점 퇴보하고, 여자 배구가 ‘2012 런던 올림픽 4강 신화’를 시작으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로 대표되는 스타급 선수들의 등장으로 점점 인기를 얻기 시작하더니 2019~2020시즌엔 평균 시청률에서 1.05%를 기록하며 남자부의 0.83%를 앞지르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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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을 앞둔 2020~2021시즌, 오랜 해외리그 생활을 접고 김연경이 돌아왔고,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되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배구가 또 한 번 ‘4강 신화’를 쓰면서 여자 프로배구는 명실상부 겨울프로스포츠의 제왕이 됐다.
김연경이 중국리그에서 1년 뛴 뒤 다시 돌아온 2022~2023시즌부터는 남자 프로배구와 시청률은 거의 두 배 격차가 나기도 했다.
2022~2023시즌 남자부 0.57%-여자부 1.16%, 2023~2024시즌 남자부 0.54%-여자부 1.1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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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가 전반기를 마치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남자부 1~3라운드 통합 시청률은 0.55%, 여자부 1.18%로 두 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KBSN스포츠와 SBS스포츠도 남녀부를 번갈아 중계하지만, 여자부 경기를 생중계를 하지 못한 방송사도 스튜디오에서 중계영상을 만든 뒤 곧바로 재방송을 틀기도 한다.
여자부 경기는 재방송도 상당한 시청률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남자부는 재방송을 거의 볼 수 없다.
그만큼 남녀 프로배구의 인기는 꽤 크게 벌어져있다.
이 역시 김연경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
도쿄 올림픽 이후엔 김연경 이외의 김희진, 이소영(이상 IBK기업은행) 등 다른 선수들의 팬덤도 상당했지만, 이제는 도쿄 올림픽 효과는 거의 사라진 상황. 김연경만이 유일한 거대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
여자 프로배구가 누리고 있는 인기는 김연경의 존재가 절대적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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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4일 흥국생명-현대건설전이 1.88%로 1위, 12월17일 흥국생명-정관장전이 1.69%로 2위, 11월20일 정관장-흥국생명전이 1.62%로 5위였다.
여자부 최다 관중 동원 TOP5도 모두 흥국생명의 경기였다.
시청률이나 관중 동원 모두 김연경의 흥국생명이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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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인기와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경기력의 질적 향상, 국가대표의 국제무대 경쟁력 회복이 필수적이다.
이미 김연경과 양효진(현대건설)이 은퇴한 국가대표는 VNL에서 기록적인 연패를 당하며 세계배구의 변방으로 나가떨어진지 오래다.
게다가 V리그 경기에서는 도저히 공격수가 때릴 수 없는 공이 올라와 페인트를 한 경기에 몇 십개를 봐야 하는 경기가 빈번하게 나오기도 한다.
과연 ‘포스트 김연경 시대’의 여자 프로배구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KOVO와 여자부 구단, 선수 전체가 절대자의 존재감을 메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강구할 때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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