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데려온 최건주 선제골
최고 공격수 평가 주민규 영입
멀티골 기록… 친정 포항 제압
낮은 점유율·슛팅 늘리는 과제
우승후보 울산·서울 나란히 1패
대전 시티즌은 2020년 하나은행에 인수됐다.
시민구단인 이 축구팀은 금융사 후원을 받는 대전 하나시티즌으로 거듭나게 됐다.
하지만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업구단으로 전환된 2년 동안 K리그2에 머물렀고 2023시즌 K리그1에 복귀해서도 8위에 그쳤다.
2024시즌엔 강등 위기를 겪다 감독까지 교체된 끝에 8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나은행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4년간 K리그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연장하는 등 꾸준하게 축구발전에 투자하고 있지만 대전 성적이 나아지지 않자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조바심을 낼 정도였다.
권 총재는 지난 13일 2025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시즌엔 제가 구단주인 울산 HD와 대전이 잘 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 |
이젠 대전의 주축 대전 하나시티즌 주민규가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개막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후반 41분 팀의 두 번째 골이자 자신의 시즌 첫 득점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포항=뉴스1 |
K리그1 복귀 3년차를 맞은 대전이 개막 첫 경기부터 ‘천적’ 포항스틸러스를 완파하며 새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K리그1 1라운드에서 3-0으로 완승했다.
2010년 4월24일 1-0으로 이긴 후 지금까지 치른 18경기에서 5무13패를 기록할 만큼 약했던 포항을 상대로 15년 만에 거둔 승리였다.
더욱이 개막전에서 포항을 대파해 대전의 자신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K리그 최고 공격수로 평가받는 주민규(35)를 울산에서 데려왔고, 최건주(26)와 정재희(31) 등을 각각 부산 아이파크와 포항 스틸러스에서 영입했다.
이적생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첫 골은 전반 31분 최건주가 기록했다.
올 시즌 K리그 1호 득점이었다.
2, 3번째 골은 주민규가 후반 41분과 44분 각각 헤더와 논스톱 슈팅으로 만들었다.
다만 경기 내용은 아쉬웠다.
대전은 포항에 공 점유율 34%대 66%로 밀렸고 슈팅 숫자도 포항(15개)보다 9개나 적은 6개에 그쳤다.
황 감독은 “천적 관계를 깨려면 두 배 정도 힘이 든다”며 “결과는 만족스럽지만 다음엔 내용 면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은 승점 3을 챙겼고, 주민규는 득점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주민규는 “시작부터 멀티골(2골 이상)이 나와 부담을 덜었고 자신감도 생겼다”며 “다음 경기는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포항 스틸야드에는 1만519명 관중이 찾아 개막전을 즐겼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FC서울도 제주 SK를 만나 0-2 완패를 당했다.
제주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전반 14분 김준하(20)의 선제골과 후반 11분 이건희(27)의 추가골로 가뿐한 승리를 거뒀다.
팀명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바뀐 후 첫 경기에서 얻은 승리다.
서울은 김진수(33)와 정승원(28), 문선민(33) 등 국가대표급 자원을 영입했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고 후반 13분 제시 린가드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 서울은 결국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첫 경기부터 고개를 숙였다.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수원FC 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났다.
16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2024시즌 K리그2 챔피언인 FC안양이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안양은 후반 추가시간 1분 터진 모따의 득점에 힘입어 울산을 1-0으로 물리치고 기분 좋은 신고식을 치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