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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흥국생명 김연경이 16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IBK 기업은행과의 경기를 마친 뒤 기념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김연경(흥국생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한국 배구는 당장 내년 시즌부터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맞닥뜨리게 됐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은퇴다.
1988년생인 김연경은 선수로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점이다.
그는 늘 최고의 자리에서 은퇴를 하고 싶어 했다.
올 시즌이 제격이라는 평가다.
흥국생명이 선두를 질주하며 정규리그 1위 확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맹활약 중이다.
공격성공률(45.61%) 2위, 득점(535득점) 6위에 올라 있다.
국내 선수 중에는 독보적인 1위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도 담겨 있다.
김연경은 2022∼2023시즌 도중 은퇴를 시사한 바 있지만 챔프전 우승을 문턱에 앞두고 미끄러졌고 마지막 퍼즐을 채우기 위해 현역 연장을 이어왔다.
올 시즌 대미를 장식하고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선언했다.
김연경의 이별을 목전에 둔 현재, 한국 여자 배구는 그의 공백을 대비하지 못했다.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만 나왔을 뿐 성적과 흥행에서 김연경을 대체할 재목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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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16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IBK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유튜브 구독자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연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의 구독자는 117만명에 이른다.
선수 개인, 구단, V리그 전체를 통틀어 이와 비교할 수 있는 채널은 없다.
이미 대표팀을 통해 공백을 절실하게 경험했다.
여자 배구는 가장 최근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김연경을 앞세워 4강 신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대회 직후 김연경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이후 여자 배구는 국제대회에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염혜선(정관장), 강소휘(한국도로공사) 등 당시 멤버들이 여전히 건재하지만, 성적은 바닥까지 미끄러졌다.
흥행 측면에서도 여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의 인기는 V리그 원톱이다.
흥국생명의 홈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김연경은 아이돌 뺨치는 인기를 누린다.
그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플래카드로 응원한다.
올 시즌 흥국생명의 홈 관중은 6만1172명(15경기)으로, 여자부 유일 평균 4000명을 넘는다.
15일 현재 여자부 전체 평균 관중 이 2459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연경 효과’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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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사진=KOVO 제공 |
이 같은 흐름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는다.
16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전은 3945석이 매진됐다.
김연경이 은퇴를 선언한 이후 출전한 첫 경기였다.
IBK는 올 시즌 두 차례 매진됐는데 모두 흥국생명전이었다.
여자부 전체 전반기 최다 관중 ‘톱5’ 모두 김연경이 출전한 경기였다.
시청률에서도 나타난다.
김연경이 중국리그에서 복귀한 2022~2023시즌부터는 여자부는 시청률에서 남자부에 두 배가량 앞섰다.
올 시즌에도 전반기 기준을 보면 여자부는 1.18%로 1%를 넘겼지만 남자부는 이에 절반에 못 미치는 0.55%에 그쳤다.
모두가 고민해야 한다.
V리그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를 포함해 각 구단, 그리고 미디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노력도 절실하다.
리그를 압도할 수 있는 실력이 만들어졌을 때, 새로운 스타의 출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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