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서귀포에서는 어떤 팀이든 주저앉히겠다.
”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제주SK 김학범 감독의 호기로운 다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것도 우승 후보로 꼽히는 FC서울을 상대해서다.
제주는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라운드 서울과 홈경기에서 김준하 이건희가 전,후반 각각 1골씩 터뜨리며 2-0 완승했다.
20년 만에 모기업 SK를 구단명에 포함해 새출발한 제주는 기분 좋게 안방에서 치른 시즌 첫 경기에서 웃으며 반등을 예고했다.

얻어걸린 승리가 아니다.
김 감독이 예고한 대로 한 발 더 뛰면서 상대 공격 줄기를 끊는 ‘생존형 축구’가 눈에 들었다.
그저 활동량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서울의 장점인 빠른 공격 전환을 고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한 박동진부터 빠른 압박이 돋보였다.
서울이 자랑하는 외인 공격수 린가드, 루카스 등이 뒷공간을 파고들 땐 이탈로, 김건웅 등 3선 자원이 일차적으로 제어했다.
송주훈과 임채민이 이끄는 중앙 수비도 안정적인 빌드업, 재빠른 전진 압박으로 서울의 숨통을 끊었다.
후반 교체로 들어간 이건희, 장민규 등 공수 자원도 흐름에 맞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제주의 효율적인 역습이 이뤄졌다.
전반 14분 제주 유스 출신의 2005년생 공격수 김준하는 김 감독 믿음에 보은하듯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흐른 공을 이어받아 침착한 왼발 슛으로 선제 결승포를 터뜨렸다.
다친 박동진 대신 들어온 이건희는 후반 11분 안태현의 오른쪽 크로스를 절묘한 헤더 슛으로 연결해 쐐기포를 넣었다.

‘특급 조연’은 1991년생 베테랑 남태희다.
카타르 리그 등에서 특급 선수로 뛰다가 지난시즌 중반 제주에 입단하며 K리그에 첫선을 보인 그는 동계전지훈련 기간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이날 전성기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활약이었다.
제주 선수들이 도전적으로 압박을 펼친 데엔 2선에서 경기를 조율한 남태희의 존재가 컸다.
축구 통계업체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그는 키패스 2회를 포함해 중거리 패스 100% 성공 등 안정적인 볼 간수와 더불어 양질의 패스를 뿌렸다.
특히 볼 획득만 14회로 양 팀 최다 수치를 기록, 제주가 공수 흐름을 유지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다.
김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최전방 등 주요 포지션 보강이 더딘 것에 아쉬워했다.
생존을 위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플랜B로 제시했는데 제 색깔을 첫판부터 완벽하게 보였다.
타 팀이 긴장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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