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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축제는 끝났고, 숙제가 남았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또 한 번 환희를 느끼긴 어려울 수 있다.
최근 막을 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AG)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6개, 은메달 15개, 동메달 14개를 수확하면서 종합 2위에 올랐다.
계속되는 금빛 행진에 모두가 환호를 내질렀다.
직전 2017년 삿포로 대회와 동률을 이루면서 동계 AG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1년 뒤 열리는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빙속 세대교체부터 시작해 중장기적인 과업들도 산적해 있다.
특히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훈련 환경이 낡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유 당선인의 어깨가 무겁다.
직접 팔을 걷어붙여야 할 때다.
시간이 많지 않다.
딱 1년 남았다.
약점 보완이 급선무다.
하얼빈에서 얻은 교훈들을 쓰디쓴 자양분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 가운데 유 당선인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바로 인프라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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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뼈아프다.
우선 효자 종목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단의 훈련 장소가 여의찮다.
수도권에서는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이 유일하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사용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경우 사업성 문제로 얼음을 걷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접근성과 운영비 등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사실상 국내 빙속의 유일한 보금자리다.
이마저도 열악한 시설과 더불어 철거 이슈까지 겹치면서 대체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태릉과 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됨에 따라 철거 및 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입을 쩍 벌리고 나무 위 열매가 떨어지길 하염없이 기다릴 수는 없다.
젊은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선수들도 노후화된 인프라를 향해 한목소리다.
이번 대회를 통해 차세대 빙속 간판으로 거듭난 이나현(한국체대)은 태릉 훈련 시설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 “웨이트장이 춥고, 빙질 상태가 좋지 않다.
이런 점이 개선된다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얼빈서 빙속 종목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차민규(동두천시청)도 “다른 나라 경기장과 비교하면 시설이 아쉽다”며 “경기장이 개선되면 스케이팅 인구가 늘고, 선수들도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당장 스케이트장을 새로 지을 수는 없다.
단기부터 중·장기 마스터 플랜을 구축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내년 동계 올림픽에 맞춰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접근성을 갖춘 새 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
유 당선인은 오는 2029년 2월까지 향후 4년간 대한체육회장직을 수행한다.
협회장 선거를 치르면서 인프라 개선을 줄곧 강조해 왔다.
또한 선수 출신 행정가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외쳤다.
말뿐인 공수표에 그쳐선 안 된다.
적극적인 의지만이 엉킨 매듭을 풀 수 있다.
새바람이 분 체육회의 문제 해결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변화’를 주요 기치(旗幟)로 내건 유 당선인의 향후 행보에 한국 체육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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