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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2023~2024시즌 외국인 선수 1,2위라고 할 수 있는 레오(쿠바)와 요스바니(쿠바)가 나란히 원 소속팀과의 재계약에 실패하며 시장에 다시 나왔다.
V리그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외인으로 꼽히는 레오는 지난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득점 2위(955점), 공격 종합 2위(54.54%), 서브 2위(0.489개), 후위 공격 2위(57.17%), 시간차 공격 3위(73.33%), 오픈 공격 1위(50.36%)에 오르며 OK저축은행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정규리그 MVP도 그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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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까지 올랐다.
이를 두고 ‘오기노 매직’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누가 봐도 레오의 ‘원맨쇼’에 기댄 성과였다.
그럼에도 오기노 감독은 자신의 배구 철학에 레오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레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삼성화재도 지난 시즌 36경기 득점 1위(1068점), 공격 종합 7위(50.90%), 서브 1위(0.546개)에 오른 요스바니(쿠바)를 포기하기엔 아까웠지만, 레오가 시장에 다시 풀린다는 소식에 재계약을 포기했다.
두 번째.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지명권 순위 추첨에서 또 한 번 요동쳤다.
2023~2024시즌 순위 역순으로 7위 KB손해보험(35개), 6위 삼성화재(30개), 5위 한국전력(25개), 4위 현대캐피탈(20개), 3위 우리카드(15개), 2위 OK금융그룹(10개), 1위 대한항공(5개)의 구슬이 배분돼 추첨이 시작됐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와의 재계약을 선택해 삼성화재로선 1,2순위에만 나오면 레오를 고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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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팀은 뭘 해도 된다’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했다.
대한항공의 선택은 요스바니였다.
대한항공의 팀 컬러인 낮고 빠른 공격에 요스바니의 플레이 스타일이 잘 맞았기에 레오가 아닌 요스바니를 선택했다.
요스바니가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갈 수 있는 범용성이 큰 것도 한몫했다.
2순위 지명권은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이 아닌 현대캐피탈의 구슬이 나왔다.
현대캐피탈의 선택은 당연히 레오였다.
스포츠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대한항공이 1순위 지명권으로 요스바니가 아니라 레오를 선택했다면? 2024~2025시즌 남자부의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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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바니는 시즌 개막 후 단 2경기만 소화하고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3라운드 끝까지 재활만 해야했다.
대체 외인으로 막심 지갈로프(러시아)를 쓰던 대한항공이 요스바니를 택하면서 4라운드부터 V리그 코트로 돌아왔지만, 요스바니는 지난 시즌과는 확실히 위력이 덜한 모습이다.
4라운드 6경기에서 153득점, 공격 성공률 48.91%로 그런대로 쓸 만한 모습을 보였지만, 5라운드 들어 4경기 93득점, 공격 성공률은 43.86%로 급전직하했다.
지난 14일 KB손해보험전에서는 1세트 2득점에 그친 뒤 2세트부터 웜업존으로 쫓겨나 대한항공의 0-3 완패를 그저 바라만 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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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점유율이 34.4%로 V리그 7시즌 중 가장 낮다.
그러면서도 득점 2위(553점), 공격 종합 2위(55.39%), 오픈 1위(48.05%), 후위공격 3위(57.24%), 서브 3위(세트당 0.380개)에 오르며 올 시즌에도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 중이다.
레오의 존재 덕분에 현대캐피탈은 16연승을 달리는 등 17일 기준 승점 73(25승3패)으로 ‘독야청청’하며 독주하고 있다.
18일 천안 홈에서 열리는 2위 대한항공(승점 52, 17승11패)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상관없이 승리만 거둘 경우 이후 남은 7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확정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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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연패 포함 5라운드 들어 2승3패의 부진에 빠진 대한항공은 통합우승 5연패의 전제조건인 정규리그 1위가 물 건너갔다.
정규리그 1위는커녕 승점 2 차이로 바짝 쫓아온 3위 KB손해보험(승점 50, 18승10패)에게 2위 자리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KB손해보험은 3라운드부터 5라운드 막판까지 15승1패를 거두며 현대캐피탈에 버금가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대한항공은 2016~2017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이어져온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연속 진출 기록(2019~2020시즌은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마저 깨질 위기다.
과연 대한항공이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레오가 아닌 요스바니를 선택한 게 봄 배구에선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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