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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매일매일 하루가 꿈만 같았죠.”
‘두린이(두산+어린이)’의 꿈은 현실이 된다.
프로야구 두산의 신인 투수 홍민규가 한 걸음씩 성장하고 있다.
어린 시절 동경하던 선배들과 함께한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서 투수조 최우수선수(MVP)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열아홉 나이에도 기죽지 않고, 내로라하는 형들 앞에서 자신의 공을 뿌렸다.
이를 주목한 이승엽 두산 감독은 홍민규의 제구 능력을 향해 “당찬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운 바 있다.
2차 캠프 티켓도 거머쥐었다.
18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연습경기 위주의 실전 훈련에 돌입한다.
출국 하루 전 국내에서 재정비 시간을 가진 홍민규는 “설렘과 자신감이 뒤섞인 느낌”이라면서 “TV로 보던 형들, 또 선배님들과 동고동락했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웃었다.
이어 “프로 선수가 된 후 처음으로 경험한 스프링캠프였다.
최대한 다치지 않고, 많은 걸 내 안에 담아가려고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부상 없이 시드니 캠프를 완주해서 너무 좋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만 지나가서 아쉬운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2006년생 우완인 그는 논현초(용산구리틀)-대원중-야탑고를 거쳐 지난해 KBO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6순위로 곰 군단의 부름을 받았다.
커맨트를 비롯, 경기운영 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두산 스카우트진은 홍민규 지명 배경을 두고 “직구와 변화구 모두 안정적인 제구를 갖췄다.
하드웨어(183㎝/87㎏) 보강 시 기량 향상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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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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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재능은 곧장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끌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이천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에 중도 합류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일주일가량의 시간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를 지켜본 코치들은 이승엽 감독에게 ‘제구가 신인답지 않다’는 보고를 전했고, 덕분에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승선할 수 있었다.
유일한 신인 투수로 야수를 포함하면 동기 내야수 박준순과 둘뿐이다.
예상치 못한 소식에 선수 본인도 깜짝 놀랐다.
지난달 15일 잠실서 개최된 팀 창단기념식에서야 실감이 났다고. 이때를 떠올린 홍민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날 모바일 메신저에서 1군 단체 메시지방에 초대받았는데, 한동안 멍했다.
뒤늦게 너무 기쁜 마음이 밀려들더라. 또 귀한 기회를 주신 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1군 캠프에서 치른 청백전은 2경기 등판, 3이닝 3피안타 1삼진 무실점 성적을 올렸다.
박정배 투수코치는 그를 향해 “야구를 재밌게 한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
홍민규는 “내 매력은 ‘맞춰 잡는 투구’에 있다”며 “그 부분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보완할 점도 얻어서 값진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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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직구의 구위를 늘리는 게 관건이다.
이번 캠프서 시속 146㎞까지 나왔다.
스피드를 향한 집착은 아니다.
다만, 직구의 위력이 높아질수록 주무기인 체인지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신경 쓰고 있다.
“(최)원준 선배, (곽)빈이 형, (이)영하 형, (김)택연이 형의 공을 보면서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는 홍민규는 “자극제로 삼았다.
그래서 선배들께 캠프 내내 정말 많이 (노하우를) 여쭤봤다.
콜 어빈, 잭 로그 두 외국인 투수 선배님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세밀한 부분까지 조언해 주시더라. 번역기의 힘이다(웃음). 지금이 아니면 다시 경험할 수 없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두린이 출신이다.
사회인 야구를 즐긴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야구선수를 동경하게 됐다.
우연치 않게 찾은 잠실 야구장에서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포효하며 마운드를 지배했다.
두산은 그렇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홍민규는 “잠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웅장함이 있다.
마운드 위에 선 투수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하는 마음을 품었다”고 미소 지었다.
야구소년이 꿈꾼 미래는 여전히 유효하다.
“프로 무대에서 내 공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속의 장소는 오래 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홈구장 마운드에서 활약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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