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긍정적 에너지와 유럽에서의 풍부한 경험. 사람의 마음을 잡는 매력까지. 화성FC 차두리(45) 감독의 행보에 축구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차 감독은 올해 프로로 전환해 K리그2에 처음 참가하는 화성에서 사령탑 데뷔한다.
은퇴 후 대표팀 코치, 유소년팀 감독 등을 다양하게 거쳐 경력을 쌓았고, 마침내 프로팀에서 감독으로 새 도전에 나선다.
차 감독의 화성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와 역사적인 첫 경기를 치른다.
이날 차 감독의 축구도 처음 공개된다.
차 감독은 선수 시절의 명성과 밝은 캐릭터, 선진 축구를 경험한 이력, 여기에 착실하게 단계를 밟아 사령탑이 된 서사까지 갖춘 지도자다.
여러 면을 고려할 때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 새로운 리더로 발돋움할 만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화성에서의 첫 시작을 기대하게 되는 배경이다.
아버지 차범근 전 감독은 20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취재진을 만나 “두리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프다.
어릴 때 내가 직접 가르치지 못해 아빠로서 미안함이 있다”라면서 “그래도 두리는 내가 겪지 못한 바닥을 경험했다.
그래서 나보다 더 좋은 감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감독을 하는 모습도 봤다.
아빠보다 훌륭한 감독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차 감독은 지난달 태국 촌부리 동계 훈련지에서 본지와 만나 “지금 환경에서 아버지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차 감독이 그리는 축구의 키워드는 ‘에너지다.
차 감독은 당시 “팀에 항상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어야 팀이 잘 돌아간다.
분위기도 그렇고 축구 내용 면에서도 에너지 넘치게 가야 한다.
특히 우리는 신생팀이기 때문에 더 도전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차 감독은 19일 열린 K리그2 미디어데이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화성 시민과 축구 팬이 경기를 보고 재미있다.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게 이번시즌 목표”라면서 “순위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결과, 순위보다는 에너지 넘치는 팀을 만드는 게 우선 과제, 목표라는 생각이다.
현실적으로 화성이 플레이오프 진출, 혹은 중위권 도약 정도의 목표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
의외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화성은 신생 구단이고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프로 데뷔를 아직 하지 못한 어린 선수, 혹은 K리그 무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 팀을 이루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무게감도 다른 팀과 비교하면 떨어진다.
그렇다고 차 감독은 불평하거나 엄살 부리지 않는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반복하며 지금의 전력을 극대화하고 자신이 원하는 축구에 근접하도록 만드는 데 주력할 뿐이다.
동계 훈련 성과는 만족스럽다.
차 감독은 “큰 부상자도 없고 원하는 축구를 위해 훈련도 많이 했다”라면서 “경기를 해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동계 훈련을 보냈다.
연습 경기에서도 원하는 모습이 잘 나왔다.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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