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진행된다.
정몽규 회장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상 기호순)이 이날 오후 1시부터 10분씩 소견 발표를 한 뒤 2시부터 2시간 동안 선거인단 192명의 투표가 진행된다.
선거인단은 전국 시도축구협회장과 K리그1 대표이사, 전국연맹 회장 등 대의원, 그리고 추첨을 통해 결정된 선수·지도자·심판 등으로 구성됐다.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4시 50분부터 6시까지 결선 투표를 거쳐 차기 회장이 결정된다.

애초 이번 선거는 지난달 8일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허정무 후보가 대한축구협회(KFA)를 상대로 낸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인용되면서 미뤄졌다.
KFA는 선거일을 지난달 23일로 재차 공시했지만, 신문선·허정무 후보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또 한 번 연기됐다.
파행을 거듭한 기존 선거운영위원회가 전원 사퇴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12년 만에 경선으로 열리는 축구협회장 선거는 전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황금 세대가 주축임에도 한국 축구가 국제 대회에서 힘쓰지 못하는 와중에 KFA의 행정 난맥상이 밝혀지면서 이번 선거에 세간의 주목도가 커졌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관심사는 정몽규 후보의 4선 성공 여부다.
2013년부터 KFA를 이끈 정 후보는 2023년 3월 축구인 100명 기습 사면 진행,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 등 근래 들어 숱한 잡음과 논란을 만들었다.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에서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203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2035여자월드컵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건 정몽규 후보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외교 활동은 물론, 축구센터 등 인프라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변화를 내세운 신문선 후보와 허정무 후보는 반전을 노린다.
신문선 후보와 허정무 후보는 꾸준히 정몽규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신 후보는 자주 기자 회견을 열고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선거 운동을 펼쳤다.
축구 현장을 찾아 축구인·취재진 등과 스킨십도 적극적이었다.
KFA 이미지 개선, 천안축구센터 완공 등을 외친 신문선 후보는 "재벌 회장 시대를 끝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도전하게 됐다.
정 회장이 낙선한다면 개혁과 변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허 후보도 동계 훈련 중인 축구선수들을 찾아가 소통하는 등 활발한 선거 운동을 벌였다.
허 후보는 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 역시 각종 축구 현장을 찾아 축구인과 소통에 주력했다.
앞서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비롯해 대학축구연맹, 여자축구연맹 회장 선거에서도 유력 후보가 떨어지는 등 대이변이 속출한 만큼 신문선 후보와 허정무 후보도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 투명한 협회 운영 등을 약속한 허정무 후보는 "한국 축구가 세계로 나갈 기초를 만들겠다.
바꿀 건 바꾸고 키울 건 키워서 협회다운 협회, 축구다운 축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