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컵스의 일본인 에이스 이마나가 쇼타를 상대로 값진 출루와 득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27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이정후는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타격에서는 아쉬웠지만,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는 빠른 판단력과 날카로운 주루 센스가 돋보였다.

이날 경기는 이정후와 일본인 좌완투수 이마나가 쇼타의 맞대결로도 주목받았다.
이마나가는 지난 시즌 15승 3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며 컵스 선발진을 이끈 에이스다.
4년 5300만 달러(약 760억 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ML)에 입성한 그는 올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상태다.

■이정후 vs 이마나가, 삼진에 범타 그러나 존재감은 확실
선두타자 이정후는 1회 타석에서 이마나가의 예리한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정후는 두 번째 타석에서 다른 방식으로 출루했다.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에 몸맞는 공을 얻으며 1루를 밟았다.

이어 주루 센스로 득점에 기여했다.
이정후는 윌리 아다메스의 우전 안타 때 거침없이 3루까지 질주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맷 채프먼의 타석에서 이마나가가 폭투를 던지자 재빠르게 홈을 파고들어 득점했다.
정타 없이도 상대 실책을 활용한 영리한 플레이였다.
이정후는 4회말 2사 1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선 컵스의 좌완 투수 케일럽 틸바를 상대했다.
그러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5회초 수비부터는 대수비로 교체됐다.

■밥 멜빈 감독의 고민, 1번 타자도 괜찮은데?
이날 경기 전까지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3번 타자로 기용할 계획을 밝혀왔다.
하지만 1번 타자로 나선 경기에서도 특유의 출루 능력과 빠른 판단력을 보여주면서 멜빈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7타수 2안타(.286)를 기록 중이며, 1개의 홈런도 때려냈다.
23일 텍사스전 복귀전에서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25일 콜로라도전에서는 홈런포를 가동했다.

시범경기가 진행될수록 이정후의 존재감은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3번 자리에서는 홈런을 때려내고 톱타자로 주루 센스를 뽐내고 있기 때문.
부상에서 돌아온 ‘바람의 손자’가 ML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며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한편 이날 경기는 4-4 무승부로 끝났다.
이마나가는 2.2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6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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