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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해갈(解渴)’의 하루였다.
간만에 단비가 내렸다.
2025시즌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프로야구 두산이 1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 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구춘대회 경기서 10-4 승리를 거뒀다.
그동안 타선 침묵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베테랑 야수들이 경기 초반을 끌고 간 가운데 주전을 꿈꾸는 신입생들도 화답하면서 산뜻한 쾌승을 마련했다.
1회 초부터 2점을 뽑은 두산이다.
리드오프 이유찬이 4구 승부 끝에 오릭스 왼손 선발 타지마 다이키의 공을 쳐 출루하는 데 성공했고, 2사 주자 만루 기회서 타석에 들어선 주포 양석환은 선취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안방마님 양의지는 3회 초 솔로포(3-1)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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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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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물론 오릭스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에 장군멍군 흐름 속 4회 말 3-3 동점을 허용한 두산이다.
하지만 5회 초 양석환의 1타점 2루타에 힘입어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고, 퓨처스팀(2군) 캠프를 거쳐 승격 합류한 유격수 박준영도 1점을 더하는 안타로 6-4 스코어를 만들었다.
이날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양석환은 3타수 2안타 3타점을 마크했다.
2점 차 우위를 잡고 경기 후반부에 돌입했다.
두산 입장에선 마냥 방심할 수 없는 상황, 여기서 중도투입된 젊은 피들이 쐐기를 박았다.
특히 이적생 김민석은 이날 오릭스 불펜 상대로 2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마크하는 등 맹활약을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스토브리그서 빅딜 트레이드의 퍼즐로 낙점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두산은 그를 영입하면서 ‘정교한 콘택트 능력’을 주목한 바 있다.
오릭스전 멀티히트, 앞으로 보여줄 나날 속 자그마한 편린을 엿볼 수 있는 하루였다.
특히 속구 대응 능력이 빛났다.
7회 초 2사 만루서 우완 테라니시 나루키의 직구를 쳐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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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NPB 1군 필승조로 활약한 오릭스 2년 차 신예 코타지마 세이류의 빠른 공도 공략했다.
코타지마는 지난해 데뷔 시즌서 50경기 등판, 2승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0.79(45.2이닝 4자책) 성적을 올린 바 있다.
양 팀을 대표하는 신예들의 맞대결, 김민석이 미소 지었다.
9회 초 2구째 던진 직구를 놓치지 않고 통타, 우중간에 떨어지는 두 번째 안타를 완성했다.
경기 후 “상대가 빠르게 승부할 것 같아서 노림수를 가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김민석은 “타격에서 몸쪽 높은 코스에 약점이 있었는데 이승엽 감독님과 박석민-이영수 타격코치님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봐주셨고, 좋은 변화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새 팀, 새 유니폼을 입고 다시 나아간다.
재차 각오를 되새긴 김민석은 “다시 신인이 되어 캠프를 치르고 있는 느낌이다.
나 자신부터 이겨야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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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신인 내야수 박준순은 6회 대수비로 투입돼 두 타석(2타수 1안타 1삼진)을 소화했다.
7회 초 삼진으로 물러났고, 다음 이닝 공격에서 만회했다.
8회 초 오릭스 우완 혼다 케이스케에 맞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신고한 것. NPB 1군 불펜의 공을 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올 시즌 오릭스에 합류한 혼다는 지난해까지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9시즌을 뛰면서 통산 138경기 등판, 12승12패 32홀드 평균자책점 3.82(282.2이닝 120자책)을 기록한 이다.
한 시즌 두 자릿수 홀드(2022년 20개·2024년 10개)를 두 차례 마크했다.
그의 체인지업을 어렵지 않게 때려낸 박준순은 이날 2루 수비를 4이닝 소화하기도 했다.
수많은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면서 안정감 넘치는 수비를 펼쳤다.
캠프 내 유일 신인 야수지만, 선배들 못지않은 수비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경기 후 박준순은 “호주와 일본 캠프를 거치면서 수비 부분에서 많은 성장을 한 것 같다”며 “‘수비 잘하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면 만족할 것 같다.
다만 타석에서의 모습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도 오늘 안타 하나를 기록해서 다행이다.
감독님과 여러 선배님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젊은 선수답게, 독기를 갖고 매 순간 임해서 우리 팀이 강해지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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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의 데이터분석팀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콕 집어 주목했다.
“젊은 선수들이 휘젓는 모습을 보여주니 팀 전체적으로 활력이 느껴졌다.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마쳤다”고 했다.
특히 3타점을 쓸어담은 김민석을 향해 “시드니 1차 캠프에서부터 하체를 고정하고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오늘 경기 안타를 친 타석은 초구와 2구를 노려 만들었다.
적극적인 타격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슈퍼루키’로 평가받고 있는 박준순을 두고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답게 변화구 대처를 잘한다.
오늘 오릭스전서 볼카운트 1S서 체인지업을 노려 안타를 쳤다.
신인이 일본 투수 상대로 변화구를 노려 안타를 치는 모습이 돋보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이날 두산 마운드에선 선발 콜 어빈이 3이닝 동안 68구를 던져 5피안타 1탈삼진 2볼넷 3실점 3자책을 기록했다.
직구는 시속 143km에서 151km 사이에서 형성됐다.
뒤를 이어 김민규(1.2이닝 1실점)-이영하(1.1이닝 무실점)-김호준(1이닝 무실점)-박정수(1이닝 무실점)-김명신(1이닝 무실점)이 나와 팀 승리를 매조졌다.
이 가운데 올 시즌 곰 군단 불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영하의 경우 직구 최고 149km까지 나왔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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