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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
지난달 25일. SSG와 삼성의 연습경기가 한창이던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 하재훈(SSG)은 3번 및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던 것은 2회 말이다.
심재훈(삼성)의 타구를 잡는 과정서 강하게 펜스에 충돌했다.
별일 아니라는 듯 끝까지 경기를 소화했지만, 몸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특정 동작서 일부 통증(좌측 늑골부위)이 남아있던 것. 결국 지난 1일 조기 귀국했다.
스프링캠프 완주를 불과 며칠 남겨둔 시점이라 아쉬움은 더 컸다.
심지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재훈은 2년 전에도 비슷한 장면을 마주한 바 있다.
2023년 3월 1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였다.
중견수로 출전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어깨를 다쳤다.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어깨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당시 5월이 돼서야 1군 무대에 복귀했다.
오죽하면 이숭용 SSG 감독이 “(하)재훈이가 아무래도 일본하고 잘 안 맞는 것 같다.
다음에는 지명타자 위주로 시켜야 하나 싶다”고 말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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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
‘절실함’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야구 하나만을 바라보며 미국, 일본 등으로 향했으나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2019년 KBO리그 문을 두드렸다.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SK(SSG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 해 투수로 전향, 36세이브를 작성하며 구원왕에 오르기도 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깨에 탈이 난 것. 결국 2021시즌을 마친 뒤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통산 247경기서 타율 0.261, 23홈런을 기록했다.
그 사이 세월은 빠르게 흘러갔다.
기회가 많지 않다.
매 시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매달린 이유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마찬가지.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를 자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좌절하지 않고 더욱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1차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호쾌한 장타를 펑펑 터트리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창 속도를 높여가던 시점, 예기치 못한 부상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다시 한 번 발걸음을 멈추게 됐다.
그 심정을 알기에 사령탑도, 주장도 안타깝다.
이 감독은 “훈련량이 정말 어마어마하더라. 적지 않은 나이(1990년생)에도 그걸 다 이겨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습경기 때 보니 펜스 충돌 후 스윙이 살짝 달라졌더라. 본인은 아파도 숨겼던 것 같은데, 그런 부분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몸이 괜찮아지면 꼭 다시 부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김광현 역시 무거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가장 먼저 나와 제일 늦게까지 훈련하는 선수”라며 “남자다.
때로는 브레이크도 필요한 데 너무 열성적이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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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
오키나와=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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