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ㅣ박연준 기자] 1번타자 포수, 강백호.
만화에서 볼 법하다.
‘포수=하위 타순’을 탈피한다.
마법 군단이라 불릴 만하다.
KT가 올시즌 파격 행보를 보인다.
이례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로 중심 타선에 배치된 선수다.
출루율과 장타력을 1순위로 뒀다.
공격력 극대화를 노리는 KT 이강철 감독의 실험이다.
강백호는 이번 오키나와 캠프 평가전에서 꾸준히 1번타자로 기용됐다.
이 감독은 “공격형 1번 타자”라며 “상대 선발 투수를 초반부터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전형적인 리드오프 스타일은 아니다.
빠른 발과 높은 출루율이 요구되는 타순이다.
주력도 빠르지 않다.
강백호는 7시즌 동안 단 한 차례(2021년 10개)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단 한 개도 없다.
지난해에도 6개에 그쳤다.
출루율도 2021년 0.450을 기록한 이후 점차 하락해 지난해 0.360에 머물렀다.

다만 공격력 하나만큼은 일품이다.
기선 제압이 가능하다.
지난시즌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40을 기록했다.
상대 선발 투수에게 시작부터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포수 마스크를 쓴다.
KT 주전 포수 장성우가 올해 35세다.
노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체력 안배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백호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KBO리그 데뷔 후 1루수와 외야수로 기용됐다.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간혹 포수로 출전하며 안방을 지킬 준비를 했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은 맞다.
이를 감당할 때 팀 운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행히 포수 수비력 평가가 좋다.
이 감독은 “지난해에는 (강)백호가 앉아 있으면 보는 나도 좀 불안했다.
그런데 평가전에서는 괜찮더라. 점점 좋아진다.
덜 불안하다”며 박수를 보냈다.

‘1번타자 포수’라는 파격 결정이다.
과거 KBO리그에서 포수가 리드오프로 나선 사례는 극히 드물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전설적인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가 간혹 1번 타자로 기용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선택은 아니다.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강백호가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상대 투수들을 공략한다면, KT의 전략은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출루율과 주루 플레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시 중심 타선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강철 감독이 올 시즌에도 ‘강철 매직’을 발휘할까. 무한 변신한 강백호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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