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사직=김동영 기자] “마음을 다르게 먹어야 하나?”
시범경기는 ‘테스트 기간’이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
대신 보는 팬은 또 얘기가 다르다.
이왕이면 이겼으면 한다.
현장에서도 안다.
딜레마라면 딜레마. KIA 이범호(44) 감독이 시범경기 첫 경기 만에 ‘세게’ 느꼈다.
이범호 감독은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경기에 앞서 “어제 관중석 보고 깜짝 놀랐다.
경기 중에는 3루 쪽 관중석을 볼 수 없어서 몰랐다.
숙소에서 경기 모니터링 하는데 꽉 찼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책임감이 무거웠다.
‘시범경기인데 이겨야 하는 건가’ 싶더라. 그런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다.
승패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내용을 보고 있었는데, 관중석을 보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시범경기가 8일 일제히 개막했다.
사직에서는 ‘전국구 인기팀’ KIA와 롯데가 붙었다.
외야석을 제외하고 1만7783석을 열었다.
1만7352명이 들어왔다.
유료 판매였는데 판매율 97%가 넘는다.
정규시즌을 방불케하는 열기다.
롯데 팬만 많았던 것이 아니다.
3루쪽 KIA 원정 팬들도 많았다.
KIA 타올과 응원 막대 등을 들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응원단은 없었지만, 자체적으로 응원가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정작 3루 더그아웃에서는 3루 관중석이 보이지 않는다.
이범호 감독은 “1루 쪽만 보이니까, ‘많이 오셨구나’ 했다.
3루 쪽은 확인하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 몸 상태가 어떤지, 정규시즌 때 어떻게 할지 같은 것들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중석을 보는 순간 ‘이거 (이기기 위해) 더 집중해야 하나’, ‘선수들에게 더 강하게 말을 해야 하나’ 싶더라. 굉장히 많은 것을 느낀 하루다.
정규시즌 들어가면 더 집중할 것이다.
어제 좋은 경험 했다”며 웃었다.

시범경기는 정규시즌과 다르다.
준비하는 과정이다.
이겨서 나쁜 것은 없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많이 이긴다고 정규시즌 1승을 미리 주는 것도 아니다.
시범경기 성적과 정규시즌 성적은 완전히 별개다.
여기서 승리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든다.
8일 경기는 3-4로 아쉽게 졌다.
‘모양새’라면 1승1패로 마치는 쪽이 낫기는 하다.
마침 9일 경기도 1만7890석 매진이다.
이범호 감독도 살짝 마음을 달리 먹을 뻔했다.
“많이 느꼈다”고 했다.
승리에 대한 집착은 오는 22일부터 하면 된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이게 핵심이다.
그러나 팬이 꽃감독 마음도 들썩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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