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익숙하지 않은 안면 보호대를 썼지만 골키퍼 조현우(34·울산HD)는 변함없는 클래스를 뽐냈다.
불의의 코뼈 골절상을 딛고 그라운드에 복귀한 조현우가 울산의 신바람 3연승에 보탬이 됐다.
그는 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4라운드 제주SK와 홈경기에 선발 출격해 팀의 2-0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K리그1 개막을 앞둔 지난달 12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 무릎에 코뼈 골절상을 입은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코뼈 골절 범위가 넓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조현우는 조기 복귀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수장 김판곤 감독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최근 조현우는 훈련에 복귀, 다이빙을 시도하는 등 실전에 가깝게 몸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이날 전격적으로 그를 내보냈다.
지난 3경기는 후배 문정인이 단 2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조현우의 공백을 잘 메웠다.
그럼에도 국가대표 수문장인 조현우의 복귀는 울산 수비진에 무게를 더한다.
그는 코뼈를 고정하는 안면 보호대를 착용했다.
과거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주요 선수가 안와골절상 등을 입었을 때 안면 보호대를 쓰고 뛴 적 있다.
공의 궤적을 보고 몸을 던져야 하는 골키퍼로서도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명불허전이다.
조현우는 후반 3분 제주의 역습 때 상대 오른쪽 윙어 김준하가 절묘하게 왼발로 감아 찬 공을 몸을 던져 쳐냈다.
이밖에 평소처럼 안정적인 빌드업으로 수비를 진두지휘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현우가 언제 나갔다 들어왔는지 느낌이 없을 정도로 잘해줬다.
부상 위험도 있는데 아주 고맙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최전방에서 허율이 멀티골로 대활약한 가운데 수비진 최후의 보루인 조현우까지 건재하게 돌아온 만큼 김 감독이 웃을 만하다.
조현우는 “훈련 때부터 위험한 상황을 가정하고 해봐서 (부상 트라우마 등) 경기 중 크게 두려운 건 없었다”며 “하루라도 빨리 (보호대를) 벗고 싶은 마음이나, 당분간 안전하게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동료) 선수들이 코뼈를 다쳤을 때 가볍게 여겼는데 ‘많이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돌아봤다.
이날 쓴 안면 보호대는 얼굴에 맞지 않는 거란다.
조현우는 “조금 불편했는데 괜찮았다.
(얼굴에 맞는 게) 이번주에 올 예정”이라며 “그래도 잘 어울렸느냐”고 재치 있게 물으며 장내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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