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스위퍼가 주무기라 했다.
커브도 있다.
단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충분했다.
왜 특급 외국인 투수라 하는지 보여줬다.
두산 콜 어빈(31) 얘기다.
어빈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안타 무사사구 4삼진 무실점 호투를 뽐냈다.
이날 두산은 8-5 재역전승을 거두며 시범경기 3연승을 달렸다.
이날 어빈 투구수는 딱 30개다.
이닝당 10개씩 던진 셈이다.
속구(포심) 6개, 투심 20개 던졌다.
변화구는 딱 체인지업 4개가 전부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이 나왔다.
투심도 최고 시속 149㎞까지 때렸다.
구속도, 구위도 최상급이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도 돋보였다.
상대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와 맞대결에서도 웃었다.
이날 후라도는 3.2이닝 5안타 2볼넷 5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6회까지 좋았으나 4회 주춤했다.
그렇게 어빈이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직 다 보여준 것이 아니라는 점이 더 놀랍다.
사실상 패스트볼로 삼성 타선을 제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 관계자는 “어빈은 속구와 투심에 커브, 스위퍼, 체인지업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2024시즌 어빈은 메이저리그(ML)에서 뛰며 속구, 싱커(투심), 커브, 체인지업, 커터, 슬라이더를 던졌다.
커브 비중이 25.2%로 가장 높았다.
눈에 띄는 쪽은 스위퍼다.
KBO리그에서 ‘마구’ 대접을 받는 구종이다.
2024시즌 제임스 네일(KIA) 성공 이후 다른 구단들도 스위퍼 투수를 많이 찾고 있다.

어빈의 스위퍼는 살짝 종으로 휘는 무브먼트가 있다.
ML에서 오롯이 스위퍼로 분류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고 봐야 한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시대 가장 중요한 구종으로 꼽히는 커브도 구사한다.
역시나 이날 던지지 않았다.
스위퍼의 경우 사실 명확히 구분이 어려운 구종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KIA 아담 올러의 경우 ‘스위퍼 같은 슬러브’를 던진다.
슬러브 또한 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 정도 되는 공이다.
어쨌든 어빈은 커브-스위퍼까지 다 던지는 투수다.
이날 삼성전에서는 이 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딱 30개 던져 3이닝을 삭제할 정도로 구위가 좋았다.
쓸 필요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음 등판, 나아가 정규시즌에서 변화구를 모두 활용하기 시작하면 더 무서운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잭 로그 또한 ‘살벌한 스위퍼’를 보유한 투수다.
어빈은 올시즌 두산 1선발로 나설 투수다.
일단 시범경기 첫 등판이 좋다.
어빈은 “주무기 3개(스위퍼-커터-커브)를 구사하지 않아도 결과가 나쁘지 않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남겼다.
괜히 ‘특급’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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