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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KBL 제공 |
“정말 힘드네요(웃음).”
여자프로농구(WKBL) 우리은행이 KB국민은행과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 중심에는 시리즈 내내 온 힘을 다한 맏언니 김단비가 있다.
팀의 에이스인 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한층 더 강한 압박감을 품은 채 봄 농구에 임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챔피언결정전, 오는 16일 홈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1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봄 농구에서도 독보적이다.
김단비는 PO 5경기를 모두 출전, 총 188분3초를 뛰어 평균 17.2점 12.4리바운드 4.4어시스트 1.2스틸 1.4블록슛을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은 PO 출전 선수 1위다.
동시에 그가 짊어진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주득점원이자 메인 볼핸들러를 맡고 있기에 쉴 틈조차 없다.
PO 기간 출전 시간은 전체 3위, 우리은행에선 가장 많다.
사령탑도 인정한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이번 시리즈 내내 “(김)단비가 혼자서 너무 많은 걸 하고 있다”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을 정도다.
지난 10일 홈에서 열린 5차전만큼은 평소와 달랐다.
동료들이 힘을 보태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함께 이끌었다.
특히 김단비(15점)를 필두로 박혜미(14점), 심성영(13점) 등 베테랑 트리오가 승리(53-45)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경기 후 김단비는 “동생들이 대견스럽다”며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뛰어준 모습이 고맙다.
‘언젠가 이 선수들이 해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게 오늘이라서 더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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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KBL 제공 |
역사적인 한 해를 보냈다.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은 올 시즌 개막 직전만 해도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박지현(마요르카)과 박혜진(BNK), 최이샘(신한은행), 나윤정(KB)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붙은 꼬리표다.
여기서 모두의 시선을 뒤엎고 정규리그 1위(21승9패)를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김단비는 단연 빛났다.
무려 8관왕의 위엄을 자랑한 것. 통산 6번째 만장일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비롯, 득점과 리바운드, 스틸, 블록슛, 공헌도, 수비선수상, 베스트5 등을 석권했다.
이 시기를 냉철하게 돌아본 그는 “운이 좋았다.
우리가 아직 우승 전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렇기에 이번 PO는 중압감이 컸다.
앞선 KB와의 2차전(57-58 패), 승리의 문턱서 패스 실책을 범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선수 본인은 “PO 기간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장면 하나하나가 계속 떠올라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토로했다.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의 존재가 컸다.
“팀을 이끄는 위치였고, 시리즈가 길어지면서 정말 힘들었다”는 김단비는 “팀원들 덕분에 버텼다.
혼자 이겨낸 게 아니다.
동생들이 ‘언니가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끊임없이 격려하더라. 덕분에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욕심을 경계한 채로 챔피언결정전에 임한다.
고된 시간을 거쳤기에 도리어 후련함을 얻었다.
김단비는 “우리가 1위 팀으로 올라왔지만, 지금 이대로 챔프전에 간다면 쉽지 않을 듯싶다”며 “PO에선 나뿐만 아니라, 모두 부담을 안고 뛰었는데, 챔프전은 보다 편한 마음으로 뛰려고 한다.
무조건 우승해야겠다는 집착은 비웠다.
지금 이 멤버들과 즐겁게,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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