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힘든 기억 스쳐 지나가더라.”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나쁜 선배’에게 제대로 걸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도 받았다.
2025년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울분을 날리는 한 방이 터졌다.
시범경이기는 해도, 분명 의미가 있다.
두산 장승현(31) 얘기다.
장승현은 두산 ‘넘버2 포수’로 활약했다.
2013년 두산에 입단해 두산에서만 뛰고 있다.
‘포수 왕국’이라 불리는 팀. 주전으로 올라서기는 만만치 않았다.
대신 백업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2024시즌이 악몽이다.
1군 단 9경기 출전이 전부다.
부상 때문이 아니다.
‘다른 일’에 연루됐다.
이른바 오재원 사태다.
오재원의 강압과 협박으로 병원에서 마약성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건넸다.
두산은 두산대로 긴장했다.
장승현을 1군에서 쓸 상황이 못 됐다.
퓨처스도 마찬가지. 퓨처스리그 출전은 단 7경기다.
장승현을 비롯한 두산 선수 8명이 사회봉사 80시간 징계를 받았다.
잘못은 잘못이다.
어쩔 수 없다.
2025시즌을 준비했다.
퓨처스 스프링캠프를 치렀고, 1군에 올라와 시범경기까지 나섰다.
10일 삼성전에서 큼지막한 투런 아치를 그렸다.
시범경기 첫 안타가 대포다.

장승현은 “미야코지마 캠프에서 코치님들이 많이 챙겨주셨다.
몸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100%로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솔직히 작년 많이 힘들었다.
홈런 치고 베이스 도는데 작년 힘든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고 돌아봤다.
팀원들과 함께했기에 버틸 수 있었다.
“(양)의지 형과 밥 한 번씩 먹으면서 좋은 얘기 들었다.
(최)원준이도 친구여서 내가 힘들다고 투정도 부리고 그랬다.
그리고 캠프에서 같이 징계받은 선수들끼리 많이 힘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공백이 있었기에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장승현도 안다.
“실전 감각 걱정이 되기는 했다.
미야코지마에서 실업팀과 경기하면서, 생각보다 괜찮다고 느꼈다.
프로는 자리를 내주면 안 된다.
내가 지금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기 많이 나가고 싶다.
작년에 못 뛰었기에 1군에서 최대한 많이 나가고 싶다.
진짜 너무 뛰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양의지라는 확실한 주전포수가 있다.
그러나 혼자 풀 시즌을 치르기 어렵다.
백업은 필수다.
장승현이 그 자리를 되찾고자 한다.
간절함을 안고 다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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