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KOVO 제공 |
과감했던 대한항공의 승부수, 카일 러셀이 응답해줄까.
큼지막한 목표였던 통합 5연패는 물거품이 됐지만, ‘항공 왕조’는 이대로 버릴 수 없다.
대한항공이 V리그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를 앞두고 부상 당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대신 러셀이라는 외인을 긴급 수혈한 배경이다.
다만 대한항공과 러셀 모두에게 적응기가 짧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이 한계를 극복하는 게 대한항공이 마주한 핵심 숙제다.
러셀은 자신에게 주어진 모의고사 2회를 모두 마쳤다.
지난 13일 인천 한국전력전에서 국내무대 복귀전을 치렀고, 18일 의정부 경민대 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소화했다.
만족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는 18득점과 공격성공률 42.86%를 남겼다.
득점 볼륨보다 중요한 성공률이 첫 경기(51.85%)에 비해 떨어지는 등 아직 그를 상수로 보기에는 힘든 점이 있다.
이대로 다가올 26일 열리는 KB손해보험과의 PO 1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러셀과 팀 모두 긍정적인 시선을 품은 채, 남은 일주일 가량의 준비 기간을 100%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러셀은 “시차 적응이 조금 힘들었지만 좋아지고 있다.
세터들과의 호흡과 리듬 면에서도 적응 중”이라고 밝은 전망을 내놨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도 “PO에서 큰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이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팀에 많이 녹아들고 있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 |
사진=KOVO 제공 |
과거 한국전력, 삼성화재를 거쳤던 러셀은 V리그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최고의 장기는 역시 세트당 0.740개를 성공시켰던 스파이크 서브다.
V리그 역대 최다 28경기 연속, 한 경기 최다 8연속 서브에이스라는 대기록의 보유자다.
반면, 약점도 명확하다.
다소 늦게 배구를 시작해 기본기가 남들에 비해 부족하다.
다부진 체격의 보유자지만, 둔탁한 움직임으로 인한 단조로운 공격 옵션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러셀은 자신을 둘러싼 이런 시선들을 차분한 마음가짐으로 바라보려 한다.
그는 “약점보다는 내 강점을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한다.
훈련을 통해 강점을 강화하는 것에도 신경쓰고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약점이 지워질 것”이라며 “물론 약점을 고치고 보완하는 관점에서는 신경을 쓰고 있지만, 그것들이 큰 영향은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덧붙였다.
핵심은 한선수, 유광우 세터와 빠르게 손발을 맞추는 것이다.
해결사로서 보여줘야할 득점력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요소이기 때문. 러셀은 “매년 새 팀에 들어가면 새로운 세터와 호흡을 맞추는 건 똑같다.
물론 이렇게 리그 막바지에 맞춰본 적은 없다.
매일 함께 훈련하고 대화를 나누며 리듬을 맞춰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나는 프로 선수이고, 우리 세터들도 마찬가지로 경험이 풍부한 프로들이다.
어떤 상황이 와도 맞출 수 있으리라 본다.
100%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베스트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결국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바로 챔프전에서의 우승이다.
러셀은 “다른 리그에서 이런 적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V리그에서 이런 우승 기회가 왔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라며 최고의 시나리오를 향한 밝은 소망을 내비쳤다.
의정부=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월드(www.sportsworldi.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