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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마일 포심은 ‘명불허전’, 볼넷 5개나 내준 제구는 ‘글쎄...’ 다저스 사사키의 험난했던 MLB 데뷔전

지난겨울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들만큼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 자체는 대단했다.
그러나 볼넷을 무려 5개나 내주는 등 제구는 들쑥날쑥했다.
조국인 일본에서, 그것도 일본 야구의 심장인 도쿄돔에서 MLB 데뷔전을 치른 ‘레이와의 괴물’ 사사키 로키(24·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얘기다.

사사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시즌은 단 4시즌에 불과하고, 규정이닝을 채운 적이 없을 정도로 내구성에는 다소 의구심이 가는 선수지만, 등판만 하면 100마일 이상의 포심 패스트볼을 밥 먹듯이 던지는 스터프가 워낙 뛰어나 그의 미국 진출 선언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줄지어 러브콜을 보냈다.
만 25세가 되지 않아 FA가 아니라 국제 아마추어 신분으로 분류되다보니 대형계약을 맺을 수 없고, 연봉도 최저 연봉으로 정해져 있었다.
일본에서 2년만 더 뛰면 이제는 다저스 팀 동료가 된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달러)와 같은 ‘대박계약’도 가능했지만, 사사키는 한 해라도 일찍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기량을 키우는 길을 선택했다.
국제 아마추어 계약이라는 신분적 제약이 오히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구단들을 ‘역면접’을 볼 수 있는 상황으로 흘렀고, 사사키는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 등에 ‘불합격 통보’를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남은 선택지는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사사키가 우상으로 여기는 다르빗슈 유가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로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사사키의 선택은 역시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시카고 컵스와 2025 MLB 개막전인 ‘도쿄 시리즈’를 치르게 되어 있었다.
다저스는 일본에서 열리는 개막전임을 감안해 1차전은 야마모토에게 2차전은 사사키에게 선발 등판의 기회를 부여했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사사키가 컵스 선두타자 이안 햅을 상대로 던진 MLB 공식 첫 구의 구질은 포심 패스트볼. 가운데 낮게 형성된 포심의 구속은 99.5마일(약 160.1km)가 찍혔다.
대다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스터프는 확실했다.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99.5마일 포심으로 MLB 첫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사사키는 3구로 100마일(약 160.9km)의 직구를 한 가운데 던져 좌익수 뜬공을 유도해냈다.
2번 스즈키 세이야는 풀 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몸쪽 높은 코스의 99.3마일 포심으로 파울팁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어 올 시즌 휴스턴에서 컵스로 이적해온 카일 터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회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끝냈다.
2회부터는 불안한 피칭이 시작됐다.
선두 타자 마이클 부시에게 포심 패스트볼 네 개만 던져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1회에 99마일을 훌쩍 넘게 형성됐던 포심의 구속도 부시에게 던진 4개는 97.5마일, 97.8마일 등 98마일을 넘지 못했다.
1사 후 댄스비 스완슨을 상대하는 과정에게 부시가 도루를 성공시켰고, 스완슨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피트 크로-암스트롱에겐 2B-2S에서 98마일 짜리 포심을 한 가운데에 던졌고, 피트 크로-암스트롱도 이를 놓치지 않고 정타로 받아쳤다.
라인 드라이브로 날아가던 이 타구는 시프트로 2루 베이스 근처로 이동해 있던 다저스 유격수 미겔 로하스에게 향했고, 로하스는 이를 그대로 잡아 2루 베이스까지 터치하며 더블아웃으로 처리해 이닝을 끝냈다.
로하스의 시프트가 아니었다면 적시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였다.
수비 덕분에 2회를 간신히 마쳤지만, 사사키의 제구는 3회에도 여지없이 흔들렸다.
선두 타자 카슨 켈리는 1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9번 타자 존 버티에게 3루 방면 내야안타를 맞았다.
사사키의 MLB 첫 피안타였다.
이후 사사키는 햅과 스즈키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다.
만루에서도 사사키의 제구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96마일대까지 떨어졌던 포심 구속을 다시 97마일 후반, 98마일까지 끌어올렸지만, 상대 방망이를 끌어낼 수 있는 곳에 던지지 못했다.
터커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MLB 첫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부시를 2B-2S에서 바깥쪽에 형성된 97.5마일짜리 포심으로 루킹 삼진으로 솎아낸 뒤 맷 쇼는 1B-2S에서 85.5마일짜리 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덕분에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4회부터 마운드를 루이스 가르시아로 교체했다.
사사키의 데뷔전은 단 3이닝 만을 소화한 채 끝났다.
탈삼진은 3개를 잡아냈지만, 볼넷을 무려 5개나 내줘 데뷔전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최고 구속은 100.5마일까지 나왔지만, 1회 이후엔 99마일 이상의 포심은 거의 볼 수 없었다.
6~7회에도 100마일을 던질 수 있는 체력이 아직 완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사사키의 데뷔전이었다.
해외 언론들도 사사키의 데뷔전에 대해선 “강렬하지만, 불규칙했다”, “흥미진진하면서도 불안정했다”라며 구위 자체에는 호평을 하면서도 볼넷을 5개나 내준 제구 불안을 비판했다.
과연 사사키는 미국 본토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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