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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알렉산더 대왕은 뛰어난 전략가였다.
어린 나이에 왕이 돼 세계를 정복했다.
세계사에 유례없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위대한 정복자’라는 명성을 얻은 배경이다.
엄청난 권력과 부, 명예가 뒤따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죽하면 “더는 정복할 땅이 없으니 이제 심심해서 어떡하나”라고 읊조렸을 정도. 경계심은 점점 느슨해졌고 조금씩 향락과 가까워졌다.
만 32세에 요절했다.
여느 때처럼 폭음을 한 뒤 12일 동안 고열을 앓다가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진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지난 시즌 1000만 관중 시대(1088만7750명)를 열었다.
2017년 기록했던 최다 관중 수 840만688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이다.
그 어떤 종목도 해내지 못한 꿈의 숫자를 마주한 것. 올해도 기대가 높다.
흥행의 기운이 감돈다.
예고편부터 이미 열기가 뜨겁다.
시범경기 개막 2연전(8~9일)에만 무려 13만8552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종전까지는 2012년 작성했던 10만1351명이 최다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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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선수들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도 덩달아 짙어졌다.
슈퍼스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어딜 가나 팬들의 시선이 함께한다.
직관(직접 관람)을 위해 치열한 티켓팅을 뚫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 선수를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는가 하면, 원정길도 마다치 않는다.
관련 상품을 모으고 커피 트럭, 디저트 트럭을 보내는 등 물량공세를 펼치는 팬들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선수 개개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경기장 밖에서의 일상까지도 주목한다.
가파른 고속행진. 너무 빨라서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 걸까. 슬며시 잡음이 섞인다.
자꾸만 선수 사생활이 도마 위에 오른다.
지난해 12월 내야수 김유민(LG)은 음주운전에 적발, 1년 실격 처분 징계를 받았다.
최승준 전 타격보조코치, 투수 이상영에 이어 LG에서만 1년새 3건의 음주운전 문제가 터졌다.
지난 14일엔 전 야구선수 서준원이 KBO로부터 무기실격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서준원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법적 처분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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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자만은 독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인기에 취해 사리분별을 놓친다면, 시리도록 차가운 세상을 맛볼 수 있다.
내야수 홍종표(KIA)는 새 시즌을 앞두고 사과와 해명부터 해야 했다.
지난해 9월 불거진 의혹 때문이다.
다소 복잡한 이성문제와 더불어 연고지인 광주를 비하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그간의 일을 반성하며 지역 비하만큼은 오해였다고 밝혔지만 돌아선 팬심을 되돌리긴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서 활약했지만 팬들은 응원을 거부하는 등 냉랭한 모습을 보였다.
공든 탑도 작은 틈 하나로 무너지는 세상이다.
그토록 기세등등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결국엔 빈손으로 돌아갔다.
인기가 많아질수록, 유혹의 손길도 많아진다.
구단에서 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결국 선수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야구장에서의 멋진 플레이,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자랑스러운, 맘껏 칭송할 수 있는 스타를 바란다.
또 한 번 새 역사에 도전하는 프로야구. 당신은 영웅입니까, 빌런입니까.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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