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수원=박연준 기자] KT 고영표(33)가 시즌 첫 등판에서 흔들렸다.
이강철(59) 감독이 경기 전 “제구가 관건”이라고 했다.
주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불안한 제구와 결정적인 순간 불안한 수비까지, 모든 것이 풀리지 않았다.
고영표는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해 4.2이닝 8안타 5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1회 김민석 삼진, 김재환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시작했다.
그러나 2사 후 강승호의 3루수 땅볼 때 허경민의 송구가 빗나가면서 흐름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닝은 실점 없이 끝났지만 불필요한 투구 수가 더해졌다.
2회는 무사 1,2루에 몰렸으나, 고영표는 연속 삼진으로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3회 실점이 나왔다.
2사 1,2루에서 케이브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다.
실투보다는 제구가 코너를 벗어나는 일이 잦았고, 승부가 길어지는 과정에서 불리한 카운트가 늘어났다.

4회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선두 양석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오명진을 3구 삼진, 이유찬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최소 투구로 이닝을 정리했다.
문제는 5회다.
정수빈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재환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줬다.
이후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양의지를 2루수 뜬공으로 유도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수비가 돕지 않았다.
2루수 천성호가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추가 실점이 나왔다.
공식 기록은 실책이 아니지만, 사실상 수비 미스로 인한 실점이다.
고영표는 이 장면을 끝으로 교체됐다.

경기 전 KT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타자와 승부에서 유리한 카운트를 잡기 위해선 제구가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다.
변화구 위주의 투구가 오히려 리듬을 깨뜨리는 요인이 됐다.
체인지업 41개, 속구 29개, 커터 16개를 던졌다.
속구 최고 구속도 시속 138㎞로 위력이 부족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다음 등판까지 과제는 제구다.
고영표에게 투구 균형을 되찾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다행히 아직 시즌 초반이다.
‘만회’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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