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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원 기자 |
프로 12년 차 내야수 강승호(두산)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2024시즌 커리어하이를 작성하고도 멈추지 않는다.
올 시즌 개막 후 첫 3경기에서 타율 0.500(12타수 6안타), 2루타 3개, OPS(출루율+장타율) 1.288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한발 더 나아간다.
이승엽 감독은 “여기서 훨씬 더 무시무시한 선수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단 한 가지 조건을 붙였다.
바로 밀어치는 타구를 더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 이에 레전드 타자 출신 사령탑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선수 본인 역시 “밀어치기 비중을 늘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당겨치는 타구가 많은 편이지만, 앞으로는 우익수 방면으로 좋은 타구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반복 훈련을 하고 있다.
이게 쌓이다 보면 의식하지 않더라도, 경기 중 자연스럽게 나오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23일 인천 원정길서 SSG전 6회 초 우익수 오른쪽 2루타가 모범적인 장면이다.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김광현이 4구째 던진 직구를 때려 이 감독을 포함, 코칭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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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특히 이 감독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1년에 몇 번 안 나올 정도로 예쁜 타구”라고 극찬했다.
더 나아가 비거리까지 늘어난다면 ‘화룡점정’이라는 평가다.
이 감독이 최근 훈련 도중 강승호를 붙잡고 원포인트 레슨을 이어가는 까닭이다.
가령, 바깥쪽 공을 대응할 때 손목을 넣어 타구의 방향을 힘 있게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을 전수하는 등 온 힘을 쏟고 있다.
발전을 향한 의지가 깊다.
지난해만 해도 몸을 가만히 두질 않았다.
시즌 종료 후 곧바로 이천 마무리 캠프 참가를 자청했을 정도다.
주전 선수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시기를 돌아본 강승호는 “그저 쉬는 것보단 부족했던 걸 돌아보고 내년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타격 자세도 겨우내 끊임없이 고민했다.
레그킥 장착을 시도했지만, 토텝 폼으로 올 시즌을 맞이했다.
그 배경을 묻자, “어느새 나도 모르게 원래 자세로 돌아오게 됐다.
지금은 그게 내게 맞는 듯싶다.
개막 후 좋은 코스에서 2루타를 여러 차례 만들면서 확신을 얻었다”고 답했다.
베이스러닝은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이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KBO리그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내야수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연상되는 슬라이딩을 종종 보여준다.
가속력을 올린 뒤 일순간 깔끔하게 베이스를 터치한다.
이에 강승호는 멋쩍게 웃으며 “그 정도는 아니다.
다만, 슬라이딩 과정에서 다치지 않으려고 부드러운 동작에 신경 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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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기존 포지션 2루를 떠나 3루수로 변신한 가운데 안정감 넘치는 수비도 연일 호평이다.
전임자의 그림자가 짙기 때문에 이를 더욱 악물고 훈련한 대목이기도 하다.
겨우내 사이드암 송구도 교정, 핫코너에 적합한 팔 각도를 찾았다.
그간 두산의 3루는 국가대표 타자 허경민이 지켜왔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서 자유계약(FA)을 통해 KT로 이적한 바 있다.
강승호가 “(3루를 바라보는) 모두의 눈높이가 높다는 걸 알기에 더 잘하고 싶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전 동료였던 허경민과의 승부도 이젠 피할 수 없다.
허경민은 강승호를 향해 “나보다 더 좋은 선수”라고 칭찬한 바 있다.
당사자는 이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감히 비교도 안 될 것 같다.
(허)경민이 형을 따라가기엔 아직 멀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럼에도 승리는 내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강승호는 “친한 선배지만, 이젠 경쟁 상대다.
옛정은 뒤로 하고,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소속팀 두산은 시즌 초부터 주축들의 부상 악재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개막 3연패다.
부주장인 강승호 역시 책임감을 느낀다.
“시작이 좋진 않았지만, 시즌은 길다.
우리가 준비해 왔던 대로 착실하게 나아가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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