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지환이 끝까지 살아남았다.
2025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을 앞두고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26인 로스터를 발표했다.
경쟁자들이 넘쳤던 외야진에서 후보로도 언급되지 않았던 외야수 배지환(26)이 로스터에 포함됐다.

◇ 시범경기 타율 0.381, OPS 1.017… ‘팀 내 최강 타자’
배지환은 시범경기 20경기에서 타율 0.381에 출루율 0.422, 장타율 0.595, OPS 1.017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안타(16), 최다 득점(13)을 올리며 사실상 피츠버그 최고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더 놀라운 건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다는 점. 대부분 대타·교체 출전이었고 선발 기회는 고작 9경기뿐이었다.
하지만 그 제한된 기회를 거의 전부 안타로 바꿨다.
선발 타율은 0.467, OPS는 1.367에 달한다.

◇ ‘기대 밖의 생존자’ 배지환이 바꾼 시나리오
애초 피츠버그는 외야 백업 자리를 스윈스키에게 줄 가능성이 컸다.
스윈스키는 2023년 26홈런을 터뜨린 거포. 올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375, OPS 1.022로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배지환은 이보다 더 잘했다.
결국 피츠버그는 스윈스키와 배지환을 모두 로스터에 포함시키는 ‘이례적 결정’을 내렸다.
현지 언론은 “배지환의 시범경기 퍼포먼스는 팀의 구상을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 좌투에 강하고, 수비도 유연… ‘업그레이드된 유틸리티 자원’
배지환은 빠른 발과 정확한 수비, 좌투 상대 강점까지 겸비했다.
좌투 상대 통산 타율 0.246으로 경쟁자 스윈스키(0.173)보다 월등하다.
삼진율도 작년 29.6%에서 시범경기 20.0%로 크게 줄었다.
피츠버그는 주전 외야수 3인(레이놀즈·크루즈·팸)에 이변이 생길 경우, 배지환을 언제든 선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 “경쟁에서 생존”… 현지 언론도 호평
미국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배지환은 시범경기 최고의 선수였다”며 “그의 존재는 피츠버그 외야에 있어 분명한 자산”이라고 평했다.
또한 MLB 전문 기자 노아 힐스는 SNS를 통해 “배지환이 가장 어려운 싸움에서 살아남았다.
진짜 경쟁에서 이긴 선수”라고 평가했다.

◇ 11억 받는 ‘최저연봉’ 하지만 가능성은 최상급
흥미로운 건 배지환이 올해 피츠버그 로스터 26명 중 연봉이 가장 낮은 선수라는 점이다.
77만5000달러(약 11억3500만원). 이는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 그의 가치는 숫자보다 훨씬 크다.
올해 피츠버그에서 배지환이 보여줄 진짜 시즌은 지금부터다.
주전은 아니지만, 그의 자리에는 분명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배지환이 보여준 ‘생존의 기술’이 이제는 ‘자리잡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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