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다.
그렇지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어떤 역사를 만들었을까.
우즈는 무릎과 손목, 아킬레스건, 목, 허리 등의 수술을 받고도 필드로 돌아오는 기염을 토했다.
1996년 10월 6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라스베이거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이후 통산 82승을 쌓았다.
24세에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작성했고, 메이저 대회에서 15승을 수확하는 등 절대강자의 시기를 누렸다.
2019년 10월 조조 챔피언십이 마지막 우승이다.
2021년 자동차 전복 사고 이후에도 아직도 선수로 뛰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우즈의 부상일지를 살펴봤다.

우즈는 스탠퍼드 대학 1학년인 1994년 12월 첫 수술대에 올랐다.
무릎 주변의 반흔조직과 왼쪽 무릎의 종양 2개를 떼어냈다.
빠르게 회복했고, 1995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를 일궈냈다.
1995년 처음으로 출전한 US 오픈에서는 손목에 이상이 생겼다.
2002년에는 십자인대 수술을 위해 병원 신세를 졌다.
우즈는 스윙할 때 과도하게 무릎을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 스윙을 교정하다가 첫 슬럼프를 겪었다.
스윙 코치 부치 하먼(미국)과 결별까지 했다.
2003년부터 2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2005년에는 메이저 2승을 포함해 시즌 6승을 수확하는 등 2008년까지 4년 동안 무려 25승을 쌓았다.
2008년 US 오픈에서의 무리수가 화근이 됐다.
4월 관절경 시술을 받았던 우즈는 2008년 6월 왼쪽 무릎의 인대까지 파열된 상태였다.
"목발을 짚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를 무시한 채 US 오픈 출전을 강행했다.
4라운드에 18홀 연장전, 플레이오프 1개 홀까지 무려 91홀 사투 끝에 메이저 14승째를 일궈냈지만 이후 8개월간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

2009년 섹스 스캔들이 터졌다.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스웨덴)과 이혼까지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0년부터 2년 동안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했다.
부상도 달고 다녔다.
2010년 5월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는 경기 도중 목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했다.
그해 12월 다시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2011년 4월 마스터스에서는 왼쪽 아킬레스건을 삐끗했다.
우즈는 다리와 손목, 목 부상이 수시로 걸림돌이 됐다.
2013년 US 오픈 1라운드에서는 4라운드 합계 13오버파를 쳐 프로 데뷔 이후 US 오픈 최악의 성적을 냈다.
허리 수술 이후 무려 11개월 동안 스윙 코치까지 교체하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컷 탈락과 기권이 이어지면서 입스 논란까지 일었다.
2014년부터는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그해 3월 허리 경련 이유로 기권했다.
2014년 4월 허리 신경 압박 수술을 받았다.
2015년 9월엔 신경을 압박하던 디스크 조각을 제거했다.
두 번째 미세 디스크 절제 수술이었다.
허리 상태가 불안했다.
경기력 부족으로 기권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2017년 4월부터 등과 다리 통증에 시달렸다.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척추 수술을 또 받았다.
2017년 5월엔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다.
처방된 약에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된 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치료에 돌입했다.
2017년 10월 1년 보호관찰 선고를 받았다.
여기에 250달러 벌금과 법원 비용 지불 명령까지 더해졌다.

2021년 1월 다섯 번째 미세 디스크 절제술을 받았다.
그해 2월 23일 자신이 운전하던 자동차가 전복 사고를 당했다.
목숨을 겨우 건졌다.
오른쪽 다리 위쪽과 아래쪽 분쇄성 개방 골절, 오른쪽 발목에 심각한 외상이 발견됐다.
다리를 잘라낼 뻔했다.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즈는 다리에 막대, 나사, 핀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우즈는 2022년 4월 마스터스에서 복귀전을 치르는 집념을 보여줬다.
기적같이 재기했지만 크고 작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교통사고 이후 대회 출전을 확 줄였다.
2022년 3개, 2023년 2개, 2024년 5개 등 10개 대회에 등판한 것이 전부다.
최고 성적은 작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공동 45위였다.
지난해 마스터스 3라운드에선 10오버파 82타를 쳤다.
14개월 만에 72홀을 완주했지만 16오버파 304타, 프로 선수가 된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써냈다.

우즈는 지난해 허리 신경 압박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을 받았다.
여섯 번째 허리 수술이다.
지난 11일엔 훈련 중에 파열된 왼쪽 아킬레스건에 대한 수술을 진행했다.
다음달 마스터스 출전을 목표로 재활에 전념했지만 부상 변수에 물이 건너갔다.
언제 필드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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