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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국 축구②] 원팀인가 원맨팀인가… 의존도의 높에 빠진 홍명보호

사진=뉴시스
원팀인가, 원맨팀인가.

홍명보호가 ‘의존도의 늪’에 빠졌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8경기(4승4무)를 종합해보면, 공·수 핵심 자원인 손흥민(토트넘)-황인범(페예노르트)-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중 한 선수라도 빠지면 구멍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전략 및 전술을 짜다 보니 단조로움에 또 한 번 빠진다.
이는 선수 기용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야기하고, 변화와 임기응변에 대처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파생되고 있다.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팀이라면, 현 상황을 명확하게 진단하고 알맞은 대응책을 찾아 시도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손에 달려있다.
사진=뉴시스
◆승리 공식의 한계
“안정성을 추구하기보다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대표팀의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해 축구계 관계자 및 해설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본 결과, 변화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았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이유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8경기를 치르는 동안 특정 선수의 의존도에 기대어 통하면 승리하고, 통하지 않으면 무승부를 거두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홍 감독 입장도 충분히 이해된다.
당장 승리와 승점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들을 중심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최선책이다.
다만 이들이 매경기 좋은 컨디션일 순 없다.
실제 김민재와 황인범 부상으로 7, 8차전 일정에서 공백이 발생했다.
그러나 대비책은 없었고, 구멍은 크게 났다.
이 과정에서 포메이션은 4-2-3-1로 변함이 없었다.
전술은 고정, 선수만 바뀐다.
그런데 바뀌는 자리도 한결같다.
부상으로 빠지는 자리에만 새얼굴이 들어온다.
사진=뉴시스
우선 공격진을 살펴보면, 공격 2선은 고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을 필두로 이재성(마인츠), 이강인(PSG)이 선발이다.
여기에 황희찬(울버햄튼)과 이동경(김천)이 경기 중반 이후 교체 출전한다.
그리고 경기 막판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QPR),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시티)이 그라운드에 나선다.

득점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홍명보호는 3차 예선 8경기에서 총 14골을 기록했다.
A조 1위 이란은 16골, C조 1위 일본은 24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하다.
물론 상대팀 전력, 환경, 상황 등 변수가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의미가 없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총 14골 중 손흥민 3골, 이재성 3골, 황희찬 2골 등 전체 득점의 절반 이상이 공격 2선, 그 중에서도 이들의 발 끝에서 나왔다.
공격 2선 중 이강인의 득점이 없는 이유는 중앙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공격 전술이 똑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은 8경기 총 7실점을 허용했다.
경기당 1실점에 육박한다.
실제 최근 3차 예선 5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 중이다.
일본이 8경기에서 2실점을 허용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란도 한국과 같은 7실점을 허용했다.
물론 차이는 있다.
이란은 8경기 중 무실점, 즉 클린 시트를 기록한 경기가 4경기나 되며, 이 4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했다.
반대로 홍명보의 클린 시트는 단 1경기, 3차 예선 첫 경기 0-0 무승부가 전부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실점 장면 모두가 역습 상황에서 한 방에 우르르 무너졌다는 점이다.
사진=뉴시스
종합하면, 경기 상황에 따른 임기응변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으며, 기존 체제에서 선수의 변화만 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 마저도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손흥민, 경기 조율 및 빌드업을 담당하는 황인범, 수비를 관장하는 김민재는 사실상 고정이다.
이들에 의해 경기력이 좌우된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팬들이 가장 답답해 하시는 부분이다.
‘어떤 축구를 하고 있는가’라는 콘셉트가 보여야 하는데, 그게 보이질 않는다”며 “예를 들어 ‘이런 축구를 하고 싶은데, 이런 부분이 잘 안됐다.
이런 부분은 잘됐다’와 같은 평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는 이런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의존도가 높은 부분에 대해서도 “경기 중 선수끼리 약속이나 패턴이 약하면, 결국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해서 풀어가는 방법밖에 없다.
전술적인 디테일이 필요하다.
그게 이뤄지지 않으면 개인의 번쩍이는 플레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결국 준비가 답이다.
한국 축구의 한계 중 하나가 아시아 예선과 월드컵 본선의 간극이다.
실제 홍명보호는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 등 4승4무로 승률 5할을 겨우 맞추고 있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이 코앞이다.
오는 6월 이라크와의 9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이전 4.5매에서 8.5매로 2배 이상 늘어난 영향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본선은 다르다.
최근 10여년 간 한국 축구의 난제인 ‘손 톱’이 나오는 이유다.
대륙별 최강자가 나오는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 축구가 버티기 위해서는 수비를 두텁게 쌓는 방법 밖에 없다.
쉽게 얘기하면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워두고, 전원이 수비해서 이른바 ‘뻥 축구’를 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난제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예선부터 2∼3가지 전술을 미리 준비하고, 실전에 가동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월드컵 본선까지 포괄적으로 보자면, 단순히 하나의 전술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장 아시아 예선은 통과할 수 있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전 감독들이 월드컵 본선마다 포백, 쓰리백을 번갈아 고민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물론 준비 시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대표팀 소집은 물론 완전체 훈련조차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해야 한다.
‘이런 부분 때문에 안 돼’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발전은 그 자리에 멈춰버리게 된다.

실제 손흥민, 황인범, 김민재의 대체 자원이 전혀 없다.
당연한 얘기다.
이들은 ‘대체 불가’로 불리는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자원으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전술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들의 부상은 예기치 않게 다가올 수 있다.
이번 7, 8차전에서 보여준 홍 감독의 대처 능력은 사실상 낙제점이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일본만 해도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대체 자원이 있을 정도로 인적풀이 넓다.
반대로 우리는 몇몇 대체불가 자원이 빠지면 전술적 완성도가 급감한다”라며 “이 부분은 현실적으로 당장 바꿀 순 없다.
플랜B 등 전술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이 냉철한 판단을 할 때”라며 “선수 운용의 폭을 과감하게 넓히고, 전술적으로도 한 가지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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