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당선 한 달여 만에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은 정몽규(64) 대한축구협회장은 협회 운영 정상화를 내세우며 조속히 집행부 구성 등을 마무리할 뜻을 밝혔다.
최대 화두는 축구계 개혁을 이끌 젊은 축구인의 중용이다.
이번 4선이 ‘마지막 임기’라고 못 박은 정 회장이 선거 기간 공약 중 하나로 내건 ‘차세대 축구인 행정가 육성’과 궤를 같이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샤이 정몽규’ 현상과 맞물린다.
정 회장은 지난 세 차례 임기에서 공과가 뚜렷하다.
다만 3선 때 여러 행정 난맥상으로 비판받았다.
상위 단체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지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유효 득표 183표 중 156표를 획득, 85.7%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당시 축구협회처럼 문체부의 손가락질을 받은 대한체육회와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각각 40대 유승민, 50대 김동문 신임 회장이 뽑히며 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그와 비교해서 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4선으로 귀결됐다.
득표율보다 눈길을 끈 건 투표율. 선거인단(192명)의 95%가 참여했다.
현장 투표 방식으로는 보기 어려운 높은 비율이다.
이중 순수 아마추어 선거인단이 절반에 달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정 회장 눈치 보기 투표’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체육회장, 배드민턴협회장 선거와 비교해서 기존 수장을 대체할 참신한 인물이 없었다는 분석이 팩트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지난 정 회장 임기 때 외부에서 비판 목소리를 낸 젊은 축구인의 행정 중용을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이들은 정작 축구협회장 선거에 도전도 안 한 것뿐 아니라 이번 집행부 구성 과정에서도 주요 보직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을 지닌 축구인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보직 수행엔 관심이 있으나 정 회장 체제에 대한 비판 어린 시선에 부담을 느낀다.
정 회장이 내세우는 비전에 공감하면서도 외부 목소리에 신경 쓰는 ‘샤이족’이 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 선거 투표율이 증명하듯 한국 축구의 새 미래를 그리기를 바라는 현장의 마음은 간절하다.
축구 팬도 마찬가지다.
굵직한 경험과 개혁적 비전을 지닌 젊은 축구인이 적극적으로 협회 행정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이유다.
아무런 책임 의식 없이 비판만 하면 ‘훈수꾼’과 다름없다.
이제라도 젊은 축구인이 협회 행정에 긴밀하게 관여, 현장 목소리를 정책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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