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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관장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3차전 흥국생명과의 홈 경기에서 메가(인도네시아)-부키리치(세르비아) ‘원투펀치’의 맹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로 이겼다.
인천 원정에서 1,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정관장은 우여곡절 끝에 3차전을 잡아내며 반격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 정관장은 2016~2017시즌 이후 7시즌 만에 봄 배구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완전체가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했던 경기에서 공수의 핵이었던 이소영(현 IBK기업은행)이 왼쪽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것. 결국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를 1승2패로 마치며 오랜만에 맞이한 ‘대전의 봄’은 3경기 만에 끝났다.
홈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치른 경기는 딱 1경기(PO 2차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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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자격을 얻은 이소영을 잃었지만, 보상 선수로 그와 비슷한 성적을 낼 수 있는 표승주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서 아포짓으로 뛰었던 부키리치(세르비아)를 주변 우려를 딛고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시켰다.
메가와 부키리치의 ‘쌍포’는 여자부 통틀어 최강이었다.
염혜선의 물오른 경기 운영 속에 메가와 부키치리의 쌍포, 정호영, 박은진의 미들 블로커진까지. 주전의 기량만 놓고 보면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흥국생명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도 부상으로 울었다.
2월말 GS칼텍스와의 연전에서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왼쪽 발목인대 파열 부상을 입었다.
뼈를 깎는 재활과정을 통해 봄 배구에 기적적으로 두 선수는 복귀했고, 2위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를 2승1패로 뚫어냈다.
그러나 무릎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2차전을 빠졌던 염혜선에 플레이오프 3차전에 담 증세가 찾아와 챔프전 1차전을 뛰지 못했던 주전 리베로 노란까지. 부상자가 너무나 많았다.
흥국생명은 주전 모두가 100% 건강해도 이길까 말까한 강적이었다.
부키리치는 이틀에 한 번 씩 뛰는 강행군에 점프력이 점점 낮아졌다.
부키리치의 성치 않은 몸 때문에 메가에게 공격부담이 배가가 됐고, 염혜선은 경기 때마다 무릎을 부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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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부키리치의 쌍포가 불을 뿜으며 1,2세트를 잡고 3세트도 22-20으로 앞서며 3-0 셧아웃 승리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배구여제’ 김연경의 ‘원맨쇼’에 3,4,5세트를 내리 내주며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이미 시리즈 분위기가 흥국생명에게 넘어간 상황에서 맞이한 3차전. 이번 봄 배구 두 번째 대전 충무체육관 경기였다.
1세트를 쉽게 내줬지만, 2세트는 무려 30점이 넘어가는 듀스 승부를 펼쳤다.
메가와 김연경의 ‘쇼다운’이 펼쳐졌다.
메가는 2세트에 혼자 16점을 뽑았고, 김연경도 14점을 뽑으며 맞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흥국생명이 ‘조금 더’ 강했다.
34-34, 등 뒤에서 날아오는 오픈 토스를 공격으로 연결해 투 블로킹을 뚫어낸 김연경은 이어진 공격에서도 페인트로 상대 블로커를 이용해 득점에 성공하며 또 한번 정관장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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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 각각 7점을 뽑아낸 메가, 부키리치 ‘쌍포’에 힘입어 이날 경기 첫 세트를 따냈다.
4세트도 세트 초반부터 앞서나가면서 여유 있게 따내며 승부를 기어코 풀세트로 끌고 갔다.
정관장의 마지막 5세트. 부키리치의 퀵오픈과 김연경의 공격 범실, 정호영이 김연경의 공격을 블로킹해내며 3-0으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2~3점차 리드를 이어간 정관장은 6-3에서 표승주의 오픈 공격이 상대 블로커를 맞고 코트 뒤로 크게 벗어나며 7-3까지 달아났다.
10-8에서 부키리치의 회심의 스트레이트 코스의 스파이크가 코트 안에 꽂히면서 11-8. 사실상 승리의 9부능선을 넘은 정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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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에서 원포인트 서버 최은지의 서브가 리베로 노란을 무너뜨리는 서브득점으로 연결되며 10-12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정관장에는 메가가 있었다.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사이드아웃 공격을 성공시켰고, 부키리치의 서브에이스까지 터지며 14-10,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이어진 랠리에서 메가가 경기를 끝내려 공격한 게 김연경에게 가로막히며 14-11. 메가는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이어진 공격에서 경기를 끝냈다.
정관장의 투혼이 빛나는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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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김연경이 29점, 투트쿠가 21점을 터뜨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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