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천천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
KT 선발 고영표(34)가 야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사령탑 이강철(59) 감독의 조언이 더해졌다.
더이상 구위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진단이다.
그래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갔다.
제구다.
목표는 한가운데 낮은 코스다.
가장 단순한 원칙에서 해답을 찾는다.
속구 평균 구속이 예전 같지 않다.
고영표는 지난 2023년 시속 139㎞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올시즌엔 133㎞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구속과 변화구의 편차가 줄었다.
타자들은 쉽게 대응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1.6을 넘는다.
2023년(1.16)과 전혀 다른 수치다.
KT 이강철 감독도 고영표에게 “구속 욕심을 버려야 한다.
코너워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영표도 인정한다.
“나는 구위가 훌륭하지 않다.
감독님도 그걸 알고 계신다.
결국 제구로 타자를 투구를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만 공 끝에 힘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코너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했다.

고영표는 ‘릴리스 포인트(공을 던지는 시점)’에 집중하고 있다.
낮은 한가운데 코스를 향해 던진다.
좌우 코너는 그다음이다.
그는 “가운데 낮은 코스를 정확히 넣는 게 우선이다.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지면, 그때부터 스트라이크존의 코너를 노리겠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이 기대하는 것도 당장의 완성형은 아니다.
고영표는 “감독님께서 나에게 ‘언젠가 그런 투수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신 것 같다.
그 궤도에 오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팀을 위한 투구다.
고영표는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선발로서 6이닝 최소실점, 퀄리티스타트(QS)를 꾸준히 쌓고 싶다”고 말했다.
승수는 계산하지 않는다.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
끝으로 그는 “개인적으로 골든글러브, MVP 욕심도 있다.
그런 목표가 있어야 더 치열하게 준비할 수 있다.
결국 야구는 준비한 만큼 결과가 온다.
지금은 묵묵히, 내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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