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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의 주포 메가(인도네시아)가 무릎 통증에도 불구하고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원동력 중 하나는 남자친구의 응원 덕분이다.
사랑의 힘을 앞세워 이제 메가는 정관장의 전설적인 외인인 마델라이네 몬타뇨의 이름을 소환하기 일보직전이다.
정관장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치른다.
정관장은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를 2승1패로 힘겹게 뚫고 2011~2012시즌 이후 무려 13시즌 만에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챔프전 직행 티켓을 얻은 뒤 만반의 준비를 다 해온 흥국생명에게 완패하는 모양새였다.
인천 원정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줬고, 대전 홈으로 무대를 옮긴 3차전도 1,2세트를 내주며 정관장은 딱 한 세트만 남은 상황까지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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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염혜선을 비롯해 노란, 부키리치, 박은진, 메가까지 주전들이 갖가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데도 지친 기색은 사라졌다.
투혼으로 무장한 정신력이 신체적 한계마저 뛰어넘는 경지에 올라섰다는 얘기다.
정관장이 이런 투혼을 실제 경기력으로 치환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메가의 결정력이다.
메가는 4차전까지 혼자 114점을 올렸다.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이다.
2위인 김연경(99점)보다도 15점이나 더 많다.
특히 풀 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둔 3,4차전엔 각각 40점, 38점으로 대폭발했다.
상대 블로킹의 집중견제 때문에 이번 챔프전에서 무려 20번이나 블로킹을 당했지만, 메가는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항상 흥국생명 코트를 정조준하며 뛰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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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타뇨는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KGC인삼공사(정관장 이전 팀명)에서 뛴 콜롬비아 출신의 외국인 선수다.
신장은 1m85로 그리 크지 않지만, 압도적인 점프력을 앞세운 타점으로 V리그 코트를 초토화시켰다.
몬타뇨의 존재감 덕분에 정관장은 2009~2010, 2011~2012시즌 챔프전 우승을 거뒀다.
올 시즌 이전 정관장의 마지막 챔프전 진출 및 우승으로 남아있는 2011~2012시즌 챔프전은 그야말로 몬타뇨의 ‘원맨쇼’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건설을 3승2패로 꺾는 과정에서 몬타뇨는 혼자 157점을 냈다.
당시 팀 내 득점 2위인 한유미(KBSN스포츠 해설위원)의 5경기 득점 총합이 32점에 불과할 정도로, KGC인삼공사의 공격은 몬타뇨 혼자 다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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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까지 114점을 기록한 메가가 5차전에서 44점 이상을 낸다면 몬타뇨의 득점 기록을 뛰어넘으며 V리그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
메가가 이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남자친구의 응원 덕분이다.
메가의 남자 친구 디오 노반드라는 메가와 1999년생 동갑내기로, 인도네시아 핀수영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선수다.
디오는 지난 3일 한국에 입국해 4일 열린 챔프전 3차전과 6일 열린 챔프전 4차전을 모두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지켜봤다.
남자친구에게 더 멋진 모습을 보이고픈 마음은 메가가 조금 더 높게 뛰게 할 수 있는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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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는 “남자 친구는 인도네시아에서 뛸 때도 경기를 보러 왔다.
연애하면 생겨나는 감정이 있는데, 남자 친구가 응원해주면 그런 감정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메가의 달달한 멘트에 염혜선과 정호영은 그를 흘겨보며 핀잔을 줬다.
염혜선은 “집중해, 집중. 지금이 연애할 때야?”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부러워하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디오는 10일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5차전이 열리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도 메가의 활약을 지켜본다.
고희진 감독은 “메가가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은데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대한 선수다.
V리그 역사에 반드시 기억될 이름”이라고 극찬을 보내고 있다.
이런 고희진 감독의 칭찬에 메가는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좋기는 하다.
그래도 감정을 컨트롤하고자 한다.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 항상 감사드린다.
저를 선택해줘서 감사하고, 동료들에게도 감사하다.
모두 저를 믿어 주셔서 이 자리까지 왔다.
염혜선 세터 언니는 중요한 순간 저를 믿고 공을 준다.
뒤에서 받쳐 준 덕분에 저도 빛난다”고 자세를 낮췄다.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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