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홈런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ML역사에 한국인의 두번째 사이클링 히트가 새겨졌을 뻔 했다.
이정후는 10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안타, 2루타, 3루타를 모두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를 눈앞에 뒀지만 홈런이 빠졌다.
하지만 이 날의 활약만으로도 시즌 타율은 0.300에서 0.333(45타수 15안타)으로 단숨에 상승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장면은 이정후의 빅리그 첫 3루타. 4회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타구를 타이트하게 잡아낸 뒤,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전력 질주해 3루에 안착했다.
이어 6회엔 우전 안타, 7회엔 깔끔한 2루타로 이날 경기만 3안타를 폭발했다.

아쉽게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좌중간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가 상대 좌익수의 호수비에 걸리며 사이클링 히트는 무산됐다.
그러나 자이언츠는 연장 10회 여스트렘스키의 스플래시 끝내기 홈런으로 8-6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고, 그 중심엔 이정후가 있었다.
한국인 선수의 사이클링 히트는 지난 2015년 추신수가 유일하다.
이정후가 히트머신의 본색을 드러내자 미국 ESPN도 주목하고 있다.
이매체는 “이정후가 내셔널리그(NL) 타격왕이 될 수 있다.
MVP 투표에서도 상위 5위 안에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올해 신인 자격이 있었으면 신인왕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ESPN은 타격 기술과 선구안, 타구 방향 다양성, 그리고 타순까지 분석하며 “이정후는 루이스 아라에스보다 빠르고, 출루 능력도 더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아라에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을 동시에 차지한 선수다.
미국 현지에서 이정후를 향한 팬심도 뜨겁다.
최근 자이언츠 홈 경기에서는 ‘Hoo Lee Gans(후 리 간즈)’라는 팬클럽이 결성됐다.
이름부터 ‘광적 팬심’을 의미하는 훌리건(Hooligan)을 패러디한 이들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응원 구호를 외치는 등, 이정후의 타석마다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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