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그야말로 ‘파격 인사’로 표현할 만하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집행부 인선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김승희 신임 전무이사다.
KFA는 한동안 축구인이 맡은 전무이사직을 폐지하고 상근부회장 체제를 가동했지만 큰 효력을 보지 못했다.
전무이사직 부활의 목소리가 커진 건 이번 55대 KFA 회장 선거 직후다.
현장 투표로 시행하는 회장 선거에서 전례 없는 95%의 투표율(선거인단 192명 중 183명)이 나왔다.
정몽규 회장은 85.7%(156표)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당선했는데, 절반에 달하는 아마추어 선거인단에게도 몰표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현장 구성원의 지지를 얻은 만큼 ‘축구인 전무이사’ 제도 부활을 통해 소통을 늘리고 정책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 회장 역시 필요성에 공감했다.
적임자를 찾기 위해 ‘투 트랙’으로 움직였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자 축구 행정가로도 경험을 지녔거나 가능성이 있는 부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건 아니지만 프로와 아마추어 현장에서 두루 인정받는 ‘재야 고수’ 부류다.
김승희 전무이사는 후자에 가깝다.

김 전무이사는 1990년 실업축구 철도청(현 대전 코레일)에 입단한 뒤 36년간 한 팀에서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활동했다.
정 회장은 K3리그 뿐 아니라 각급 현장으로부터 김 전무이사를 추천받았다.
지난말 직접 미팅하기도 했다.
김 전무이사는 행정 경험은 없지만 프로와 아마추어의 허리 구실을 하는 K3 무대에서 장기간 활동하며 위아래 현장을 두루 파악해왔다.
무엇보다 그를 최적임자로 판단한 건 현장과 행정의 균형 감각이다.
KFA 고위 관계자는 “김 전무이사는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한 사정을 협회에 어필하면서도, 협회가 처한 현실적 상황에 따른 정책 역시 현장에 유연하게 소개하고 접목할 줄 아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간 KFA는 주요 보직에 셀럽 위주로 중용하고 실질적 권한을 주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 전무이사 발탁은 이런 시선에서 벗어나 묵묵히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는 축구인에게 제대로 된 기회의 장을 열어준 것과 같다.
그가 전무이사직을 잘 수행해서 더 많은 축구인의 행정 입문을 끌어낼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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