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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을 내게 던지고 목을 졸랐다”...박종익 전 수석코치의 김종민 감독 폭행 혐의 고소,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여자 프로배구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이 박종익 전 수석코치를 폭행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피소됐다는 사실이 10일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다.
박 전 수석코치는 화성 동탄경찰서에 지난 2월13일 김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본 기자는 김 감독은 물론 박 전 수석코치와도 통화를 했지만, 양측의 주장은 정반대로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두 사람 간의 관계와 이번 사건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배기훈 코치, 이효희 코치와의 통화를 통해 엇갈리는 주요 쟁점에 대해 정리해본다.

먼저, 김 감독과 박 전 수석코치 간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불거진 계기는 2024~2025시즌 외국인 선수로 뛴 니콜로바(불가리아)의 다소 아쉬운 기량 때문이었다.
김 감독과 박 전 수석코치는 지난해 5월 두바이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참가자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2023~2024시즌을 함께 했던 부키리치(세르비아)와의 재계약을 원했다.
그러나 구단 고위 관계자의 반대에 막혀 부키리치와의 계약을 하지 못했다.
부키리치는 2순위로 정관장에 지명됐다.
3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도로공사는 왼손잡이 아포짓 니콜로바를 뽑게 됐다.

FA 최대어였던 강소휘를 데려왔음에도, 니콜로바의 외인 치고는 아쉬운 결정력과 아시아쿼터 유니의 기량 미달로 인한 조기 퇴출로 인해 도로공사는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못했다.
김 감독은 “박 전 수석코치가 어느날 오전 니콜로바를 더 훈련시키는 것보다는 다른 교체 외인을 알아보고자 영상을 보는 일에 더 몰두하고 있기에 ‘어차피 구단에서 안 바꿔준다’라며 하지 말라고 했다”라면서 “니콜로바를 왜 뽑게 됐는지 그 속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박 전 수석코치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 전 정관장과의 연습경기를 마친 뒤 훈련을 그만을 마치라고 지시를 했는데도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공 박스 가져와’라며 더 훈련을 하려고 하더라.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런 사례처럼 내 지시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이 몇 번 더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효희 코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상대팀 선수 및 심판들도 다 있었다.
감독님의 지시에 대해 박쌤이 약간 반항하는 느낌으로 ‘좀 더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선수들이 불편해하며 ‘왜 또 저러셔...’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 쟁점1, 리모컨의 방향은?

부진한 성적을 거듭하던 시즌 초반인 지난해 11월15일, 도로공사는 흥국생명에게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이후 김천 숙소로 복귀한 16일 자정쯤에 사달이 났다.
그전부터 박 전 수석코치가 함께 이동하는 차량에서 말도 잘 안하고, 대답도 잘 안하는 등 평소 태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김 감독이 박 전 수석코치를 감독실로 1대1 면담을 하자고 불렀다.
니콜로바 얘기가 오갔고, 김 감독은 “더 이상 대화가 될 것 같지 않았다.
화도 났다.
그래서 ‘두바이에 너랑 나랑 단 둘이 갔으면 큰일날 뻔 했다’라고 말하며 밖으로 나가면서 리모컨을 던졌다.
박 전 수석코치를 향해 던졌다는 것은 그의 거짓말이다.
그는 감독실 소파에 앉아있었고, 내가 던진 건 문 쪽에 있는 테이틀 방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박 전 수석코치의 입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기사를 보도한 한 경제지 매체가 당시 부서진 리모컨이라고 주장하며 사진까지 올렸지만, 이는 명백한 조작이다.
배기훈 코치는 “밖에 있던 제가 들어가서 리모컨을 주웠기에 리모컨을 던진 방향이 박 전 수석코치님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다”라면서 “사진 또한 조작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게 그 부서진 리모컨을 제가 바로 버렸다.
그래서 부서진 리모컨 사진은 존재할 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효희 코치도 “배기훈 코치가 그 리모컨을 주워서 버리는 것을 봤다.
당시에 부서진 리모컨 사진은 없다”라고 말했다.

◆ 쟁점2, 목을 졸랐다?

박 전 수석코치가 김 감독을 폭행 혐의로 고소한 핵심 쟁점은 김 감독이 자신의 목을 졸랐다는 것이다.
박 전 수석코치는 “리모컨을 나에게 던진 이후, 감독실 바깥 복도에서 감독님이 욕설을 하며 내 목을 조르면서 때리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김 감독의 입장은 박 전 수석코치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감독실에서 밖으로 나온 김 감독은 모여 있던 다른 스태프들에게 “야, 너희들도 박 코치랑 같은 생각이야?”라고 물었다.
그때 감독실에 남아있던 박 전 수석코치가 소리를 크게 지르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김 감독이 박 전 수석코치를 밖으로 나오라고 했고, 박 전 수석코치가 “감독님은 뭐 잘하신 거 있으시냐?”라고 다가왔다는 게 배기훈 코치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다른 스태프들이 나를 말렸고, 박 전 코치가 오히려 나에게 ‘때려봐’라는 식으로 거칠게 다가왔다.
나는 그저 손으로 막기만 했을 뿐이다.
내가 그때 박 전 수석코치 말대로 목을 졸랐거나 때렸다면 나는 이미 감독직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목을 졸랐다는 것은 100% 거짓말”이라고 설명했다.

이효희 코치는 “그 상황을 바로 앞에서 본 건 아니었다.
여자 스태프들은 좀 떨어진 곳에서 상황을 지켜봤는데, 거기서 봐도 목을 조르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소문에는 박쌤이 감독님을 때리려고 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중간 입장에서 봤을 때 두 분 다 언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폭행이 오갔거나 목을 졸랐거나 이런 건 없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 쟁점3, 직장 내 괴롭힘? 왕따?

박 전 수석코치는 사건이 있은 다음날 배기훈 코치와 이효희 코치를 데리고 감독님께 사과를 하러 갔다고 주장한다.
그는 “감독님께 ‘제가 말대답한 것 때문에 죄송하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지만, 보시지 않더라. 그래서 배기운 코치와 이효희 코치와 함께 감독님 방에 갔다.
두 코치에게 ‘감독님과 나의 일이니 밖에서 기다려’라고 하고 들어갔다.
감독님 방에서 죄송하다고 몇 번을 얘기해도 쳐다보시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인사를 드려도 인사도 안 받고, 밥도 다른 코치들이나 트레이너, 매니저들만 데리고 외부로 나가서 먹곤 했다.
나는 구내 식당에서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그리고 원정 이동도 감독님과 배기훈 코치, 저까지 셋이서 타고 다녔는데, 그 사건 이후로 이효희 코치를 대신 태워서 저는 다른 차로 이동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왕따의 주요 근거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 전 수석코치는 직장 내 괴롭힘, 왕따로 인해 우울증을 앓고 심리치료까지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김 감독은 사과를 하러 오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김 감독은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는데 웃으면서 올라오더라. 방에 들어와서도 웃으면서 ‘감독님 죄송합니다’라고 하는데 더 화가 났다”라고 말했다.

이 사과 시도도 박 전 수석코치의 의지가 아니었다는 게 배기훈 코치의 증언이다.
배기훈 코치는 “박 코치님께 ‘이렇게 길게 가면 안된다’라며 저와 이효희 코치가 박 코치님을 끌고가다시피해서 사과를 하러 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전 코치가 주장한 직장 내 괴롭힘, 왕따의 근거인 혼자 밥 먹게 하기, 차량 이동 문제도 있는 사실을 부풀린 것이라는 게 배기훈 코치와 이효희 코치의 증언이다.

이효희 코치는 “감독님은 그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종종 외부에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셨다.
그때 주로 같이 나가는 게 저였다.
박쌤이나 배기훈 코치는 선수들에게 볼을 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커서 감독님이 ‘좀 쉬어라’라며 배려를 해주시는 측면이 강했다.
어쩌다 감독님이 ‘박 코치, 밥먹으러 가자’라고 해도 박쌤이 쉬겠다며 거부할 때도 많았다.
그리고 사건이 터지고 나서도 박쌤을 혼자 두고 다른 스태프들을 전부 데리고 나가거나 이런 일은 없었다.
박쌤이 식사할 땐 다른 트레이너들과 동석했다.
혼자 먹었다는 것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이동에 대해서도 배기훈 코치는 “박 코치님이 먼저 ‘감독님이 나랑 같이 움직이시면 불편하실테니 트레이너, 매니저 등이 타는 카니발 차량을 타고 이동하겠다고 했다.
감독님이 차를 타지 말라거나 그런 것은 절대 없었다”라고 말했고, 이효희 코치 역시 “내가 감독님과 함께 차를 타게 된 것도 박쌤이 손짓으로 그 차에 타라고 했기에 탄 것이다.
감독님은 차량에 누가 타고 이런 것에 일절 관여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왕따, 이런 건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 쟁점4, 사건 직후 업무배제?

박 전 수석코치는 11월16일 사건 이후 김 감독이 본인을 업무에세 배제하고 투명인간 취급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박 전 수석코치가 업무에서 배제된 것은 사건이 있은지 한 달이 지난 12월22일부터다.
KOVO 기록지에도 12월15일 현대건설전까지는 박 전 수석코치는 선수단과 동행한 것으로 나오고, 12월24일 흥국생명전부터 기록지에서 이름이 빠져있다.

김 감독은 11월16일 사건 이후에도 박 전 수석코치와 인간적으로 데면데면해지긴 했지만, 훈련이나 경기장 동행은 그대로 박 전 수석코치와 함께 했다.
김 감독은 “그 사건 후 5일 정도 지나서 박 전 수석코치와 다른 코치들을 불러 ‘지금 이 상태로 가면 피해는 우리 선수들이 본다.
선수들한테 피해주지 않게 티내지 말고 시즌 마지막까지는 마무리하자’라고 얘기했다.
곧바로 수석코치를 자르면 여기저기서 말도 나올 게 뻔하니까. 그때는 이게 박 전 수석코치를 위해서도, 선수들을 위해서도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박 감독은 업무배제되는 12월22일 오전훈련까지는 모두 참석해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김 감독이 박 전 수석코치와 동행을 도저히 할 수 없게 된 계기가 있었다.
김 감독은 “그렇게 봉합하려고 한 이후 박 전 수석코치는 나를 쳐다도 보지 않고, 인사도 안하더라. 사실 인사도 받기 싫었고,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즈음부터 선수들 사이에서 ‘박 코치님이 감독님한테 하는 거 봤어?’ 이런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라. 그때부터 ‘아, 이렇게 내버려둬서는 끝날 일이 아니다’ 싶었다.
팀을 먼저 생각해야 된다는 마음에 구단에 얘기해서 업무배제를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업무만 배제되었을 뿐. 박 전 수석코치는 여전히 도로공사로부터 월급을 받고 있다.
도로공사 외부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계약이 이번 4월까지다.
도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에서 제공한 법인카드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이는 김 감독이 구단에 요청한 사항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어차피 1년 계약이니 계약 기간 끝날 때까지는 연봉을 챙겨주고 마무리를 잘해달라고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기본적인 것들은 챙겨준 감독에게 박 전 수석코치가 없는 사실을 만들거나, 있는 사실을 왜곡하고, 고소까지 한 이유는 무엇일까.

◆ 쟁점5, 평소 선수들에게도 함부로 대하는 감독이다?

박 전 수석코치는 본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간중간마다 “감독님이 평소에 화가 나면 선수들에게도 심하게 말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하는 분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감독과 선수와 감독, 그리고 코치와 감독으로 오랜 기간 지낸 이효희 코치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효희 코치는 “감독님이 욕을 하는 걸 처음 본 게 제가 코치가 된 이후였다.
남자들의 문화를 들어보니 친하게 지내는 사이에선 욕을 툭툭 섞곤 한다더라. 감독님이 다른 코치들과 얘기할 때 욕도 섞는 모습을 보고 처음엔 깜짝 놀랐다.
그래서 감독님께 ‘저는 감독님은 욕을 안 하시는 분인줄 알았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왜냐면 제가 선수일 땐 선수들 앞에서 욕을 절대로 하지 않는 분이다.
감독님이 박쌤 말대로 선수들에게 함부로 하는 지도자면 FA로 선수들이 도로공사로 왔겠는가. 이미 진작에 터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필로그

- 이효희 코치와 배기훈 코치는 자신들이 김종민 감독과 현재 도로공사의 코칭스태프로 함께 있어 포섭이 된게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수석코치는 자신이 업무에서 배제된 이후 코칭스태프들의 스탠스가 변했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배기훈 코치는 “박 코치님이 나가고 나서도 통화를 한 적 있다.
본인 잘못은 얘기 안하고 감독님에 대한 안 좋은 얘기만 하길래 ‘아니 박쌤,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게 박쌤인데, 왜 자꾸 그렇게 얘기를 하느냐’고 묻자 ‘넌 감독님의 사주를 받은 사람이니 너랑은 얘기 안하련다’라고 끊으시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효희 코치도 “저는 제가 본 것만 말씀드린 것이다.
코칭스태프들이 짜고 이러는 것이라고 할까봐 걱정도 되지만, 저희는 객관적으로 보고 말씀드린다.
지금도 박쌤이 왜 그랬을까 생각해봐도 정말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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