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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 첫 여성 사무총장 김나미 “105년 장편드라마에 의미있는 엑스트라로 남고파” [SS인터뷰]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105년이란 대한체육회 장편드라마에 의미 있는 엑스트라로 남고파.”

대한체육회 105년 역사에서 여성 최초로 행정을 총괄하는 직책에 앉은 김나미(54) 신임 사무총장은 ‘체육계 엄마’로서 역할을 다짐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 있는 체육회 사무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주요 업무보고를 받느라 바빴다.
“이곳에 대접받으려고 온 게 아니다”고 말한 김 총장은 “내가 아직 국내 체육계에서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껴 감사하다.
그간 경험을 살려 유승민 회장을 돕겠다.
내부 조직원과 신뢰를 구축하고,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체육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솔직히 체육계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없었다

1980~1990년대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 총장은 선수 은퇴 후 대한스키지도자연맹을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부회장,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가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가 한국을 떠나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바이애슬론 세계챔피언 출신인 독일인 남편 요른 볼슐래거와 한식당 ‘볼킴(Woll Kim)’을 운영했다.
김 총장이 돌연 독일로 떠난 건 유독 정치 외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체육계 현실과 맞닿았다.
어린 시절 오스트라이 국립 스키학교 등에서 수학하며 독일어에 능통했던 그는 선수 은퇴 이후 여러 스포츠 외교 현장에 섰다.
그러나 존중보다 소모품처럼 활용되는 일이 빈번했다.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지기도 했다.
또 그가 성공적으로 운영하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체육인재육성재단도 각종 외압으로 해체되기도 했다.



김 총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스포츠와 정치 분리 원칙을 강조하지 않느냐. 당시 여러 스포츠 외교 현장에 내가 필요해 도움을 드렸는데, 일각에서는 나를 특정 정치색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큰 상처를 받았다.
또 아무리 좋은 안을 얘기해도 정치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됐다.
벽에 얘기하는 것 같더라”고 돌아봤다.



지난 2월 김 총장은 취임을 앞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IOC가 지향하는 양성평등 실현에 맞춰 주요 보직에 여성 인재를 중용해 눈길을 끈 유 회장은 그에게 사무총장직을 제안했다.
2036 하계올림픽 유치, IOC 선수위원 선거 등 스포츠 외교전과 궤를 같이하는 각종 현안을 고려해도 ‘국제통’ 김 총장은 최적의 카드였다.
그는 “망설였지만 유 회장의 진심 어린 비전이 마음을 움직인 게 사실이다.
또 남편도 한국 체육계에 네가 못다 한 게 있다고 생각하면 후회 없이 도전해 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도장 깨기처럼 밟아온 체육 행정가의 길

그를 국제통으로 이끈 계기는 IBU 부회장 당선이다.
최고의 스키어에서 IBU 부회장이 된 건 2008년과 2009년 국내에서 각각 바이애슬론 월드컵, 세계선수권을 유치하면서다.
대한바이애슬론연맹이 준비 과정에서 동계 종목을 잘 아는 독일어 능통자를 찾았다.

당시 연맹 내에 규정집 등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을 때다.
김 총장은 국제연맹이 지닌 독일어 규정집을 번역해 연맹에 제공하기도 했다.
연맹은 독일어 뿐 아니라 뛰어난 행정 감각을 뽐낸 김 총장에게 국제연맹 부회장 선거 출마를 권했다.
그는 2006년 선거에서 아시아 여성 최초로 IBU 부회장에 당선했고, 3선까지 했다.



김 총장은 일련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포츠 외교전에도 힘쓸 것을 예고했다.
그는 “외교는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시행해야 한다.
유 회장을 도와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할 것이다.
내가 지닌 네트워크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체육회 차원에서 시행하는 급식지원센터 역시 김 총장의 유럽 네트워크를 활용, 현지 케이터 서비스를 곁들여 운영할 계획을 품고 있다.

유 회장 체제에서 중시하는 선수와 지도자의 인권 및 환경 개선에 대해서도 뜻을 밝혔다.
김 총장은 “내 선수 시절 환경과 비교하면 과학적으로 정말 좋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선수의 삶’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부족한 것 같다.
진로와 복지, 심리 지원 등은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는 기술만 전수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수의 인생을 함께 만드는 동반자다.
그런데 구조적으로 보호받지 못한다.
유럽의 경우 지도자도 철저한 윤리 교육과 동시에 제도적 보호를 받는다”며 “지도자의 전문성을 보장하면서 건강한 리더십을 장려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모든 것의 시작은 그간 여러 어려움을 겪은 체육회 조직원의 사기 진작부터 이뤄져야 한다.
모든 것을 걸고 온 힘을 쏟을 것이며 체육인 뿐 아니라 우리 직원의 엄마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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